"투기(Speculation)를 정당화하지 맙시다"



"해당 기업에 관한 ‘소문’도 하나의 판단 기준"

이는 사실 투기(投機)

투기 정당화되는 시장, 품위 유지 어렵다.


  “꼭 근거를 따질 필요는 없어요. 자신 있으면 분위기에 편승해 돈 벌고 빠져나오는 거죠. 투자 관점에서 보면 그런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투기 차트. 출처 팍스넷 -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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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지인은 정치인 테마주 투자를 꼭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테마주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듯했다. 지난 대선때 제법 큰 돈을 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경력 20년 이상이라는 그는 “주식을 살 때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이익(EPS) 등을 살펴보듯 해당 기업에 관한 ‘소문’도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인의 비장한 말투와 표정에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말겠다는 굳은 결의가 느껴져 더는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투자라고 표현한 그 행위는 사실 투기(投機)다. 물론 투기도 이익 추구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는 있다.


출처 조선일보


문제는 부작용이 크다는 점이다. 투자는 생산활동을 통해 이익을 얻지만 투기는 그렇지 않다. 오로지 가격변동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부동산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과 그에 따른 집값 상승의 피해는 고스란히 돈 없는 서민의 몫이 된다. 


게다가 투기는 리스크 관리가 매우 어렵다. 인터넷 주식투자 동호회에서 “주워들은 정보로 몰빵했다가 깡통만 찼다”는 내용의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유다. 이들이 잃은 돈이 지난 대선때 정치테마주로 큰 돈 만졌다는 지인의 주머니로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 축배를 들 때 어느 누군가는 한강 다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투기의 잔인한 현실이다.


말을 꺼낸 김에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는 ‘안철수 테마주’의 실체를 살펴볼까 한다. 안랩 (110,500원▼ 12,400 -10.09%)은 안 후보가 직접 세웠으니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다믈멀티미디어 (6,150원▼ 550 -8.21%)는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에 포함됐다. 써니전자 (7,290원▼ 710 -8.88%)는 안랩 임원 출신의 부사장을 둔 덕분에(?) 수혜주로 거론된다.


다른 테마주들도 이유가 비슷하다. 매커스 (3,760원▼ 85 -2.21%)와 링네트 (5,080원▼ 370 -6.79%)는 대표이사가 안 후보와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 모든 기업은 공시 등을 통해 안 후보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주식시장의 근본적인 목적은 자본 조달이다. 상장기업은 확보한 자본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수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주식시장에 이성적인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으면 한다. 투기가 정당화되는 시장은 품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1/2017041100558.html#csidx79097ee7fed2a61aec7e944afa1f5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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