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공모 40대 교장 91%가 전교조 출신..."끊임없는 자질 논란"

카테고리 없음|2017. 4. 5. 02:17


교장 공모제의 '민낯'…진보 교육감 '코드 인사' 논란


'자격'보다 '자질' 본다더니… 

15년 근속 평교사 중 선발 

진보 교육감 대거 선출된 후 전교조 출신 교장 확 늘어


'무자격 교장' 무더기 양산 우려 

내부공모 확대 개정안 발의 

통과땐 무제한 선발 가능


   교장 자격이 없는 교사도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한 공모제도가 진보 성향 교육감의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수장으로 선출된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장 선발이 급증했다.


진보 교육감 당선 뒤 ‘전교조 교장’↑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4년 33%에 불과하던 교장 자격 미소지 공모교장 중 전교조 출신 비중은 2015년 92%로 치솟았고, 2016년에도 84%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2014년 6월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올 3월 임용된 12명 중 9명이 전교조 출신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명, 인천 2명, 경기 4명, 충북 1명, 제주 1명으로 모두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곳이다. 작년 9월에도 전국 11개 학교 중 91%인 10개 학교에서 전교조 출신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됐다. 최근 전교조 출신은 ‘응모만 해도 교장이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진보 성향 교육감의 ‘자기 사람 심기’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교장 자격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교장공모는 교장이나 교감 자격증이 없는 교사 중 15년 이상 근속한 평교사를 교장으로 선발하는 제도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시범도입됐다. 25년 이상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교장 자격이 없어도 자질이 있으면 교장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교사를 교장으로 선발해 혁신적인 학교 운영을 추진한다는 취지였다. 


코드 인사 논란이 커지면서 제주 충북 등에서는 공정성 시비, 보은·보복인사 등의 잡음이 만만찮다. 제주는 2015년 하반기 이후 공모를 통해 임용한 4명이 모두 전교조 출신으로 확인돼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감사에 나섰다.


충북교육청은 교장공모제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한 충북 교총 회장을 교총 사무실이 있는 청주에서 떨어진 진천으로 발령하고, 입학식 날 불시 복무 감찰까지 벌여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진보 교육감이 수장으로 있는 시·도교육청은 공모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무자격 교장’ 자질 시비도 거세 

임용된 교장의 자질과 관련한 시비도 잦다. 교장들이 공모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는 전교조 간부 이력이나 교육감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현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전교조 지부장으로 당선된 것을 필두로…충북지부 정책실장과 본부 정책기획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치며…’(충북 A초등학교 교장) ‘해직 기간 동안 전교조 본부의 여성국장, 전교조 고양파주지회장 등을 맡으며…’(경기 B 중학교 교장) 등의 식이다. 


서울지역 한 고교 교사는 “학생 교육보다 정치적 성향이 강하거나 자리에 연연하는 교사들이 선출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교육계에서는 ‘무자격 교장’의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국·공립 교원 평균연령이 40대인데 교장 자격도 없는 40대 초반의 교장이 리더십을 갖고 학교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교총 관계자는 “교원 사회 특성상 선배 교원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무자격 교장이 무더기로 양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공모 교장의 15%로 제한한 교장 자격 미소지자 선발 비율을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일부 시민단체도 무자격 교장 공모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반대 입법을 준비 중이지만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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