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좋은데 대출까지...이중고 겪는' 건설업계'
부동산규제책 등으로 건설업 여신잔액 줄여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대출여건 더 악화될 전망
건설사들이 드나드는 ‘은행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한 자금지원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4개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상 여신잔액이 점차 감소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금융권 대상 PF대출 규제, 새 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은행의 건설업 대출여건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출처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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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의 지난해 건설업 여신잔액은 12조112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4조6780억원) 대비 17.48% 감소한 수치다.
4개 시중은행 모두 건설업 여신잔액을 줄였다. 우리은행은 2년새 여신잔액을 1조3708억원 줄였다. 이는 4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밖에 국민은행(4771억원), 하나은행(4280억원), 신한은행(2895억원) 순으로 여신잔액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4개 시중은행에서 건설업 여신잔액 비중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민은행(0.57%포인트), 우리은행(0.38%포인트), 하나은행(0.3%포인트), 신한은행(0.19%포인트) 순으로 여신잔액 비중 감소폭이 컸다.
건설업 여신잔액은 회사 운영자금 및 사업시행 자금을 아우른다. 이중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PF는 건설사가 사업시행을 위해 필요한 자금이다. 주요 시중은행이 건설업 여신잔액을 줄이면서 PF 잔액 역시 감소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PF 대출규제 움직임이 시중은행의 건설업 여신잔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에 PF 대출추이를 분석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PF 대출잔액이 금융권의 ‘부실뇌관’으로 작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금융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활황을 통해 금융권의 PF 대출잔액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기업여신 담당자는 “이전보다 PF 대출 실행에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PF 대출을 자제하라고 압박하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이에 PF를 통한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녹록치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PF 관련 유동화 증권 발행규모는 26조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0.5% 감소한 수치다. 또한 자산유동화증권(ABS) 형태의 PF 발행잔액도 같은 기간 2조3136억원 감소했다.
앞으로도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은행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목적으로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주택, 토지개발과 연관된 PF 대출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오는 2018년 새 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이 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여야 한다. 건설업 여신잔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꺼리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가장 큰 주범으로 부동산 시장을 지목했기 때문이다”며 “새 회계기준 도입과 더불어 건설사의 은행 대출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형균 기자 ch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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