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건설사들"
신사업 재미에 ‘흠뻑’
대림-관광·레저, 현산-면세점
대우산업-빵, 서희-편의점 두각
신세계, 골프장 등 쓴맛 ‘대조’
KT, 폐전화국 부동산개발 ‘역공’
성지건설, 바이오사업 진출
해외수주는 물론 국내 주택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신사업’들이 짭짤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반대로 비(非) 건설업체가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어 결실을 맺는 경우도 있다.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대림산업의 '글래드 호텔 여의도' 전경 출처 조선비즈
edited by kcontents
4일 헤럴드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건설사들의 2016년 사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주력 사업부가 아닌 호텔, 면세점, 외식업 등의 사업부 매출이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은 관광과 레저, 부동산임대 등을 포함한 기타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이 1276억원으로, 일 년 전(660억원)보다 2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대림산업은 2014년 서울 여의도에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개장하며 호텔업에 뛰어든 뒤 제주와 서울 강남에 호텔을 열었으며 서울 마포에도 곧 글래드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사업기획과 개발을 맡은 뒤 시공을 하면 그룹 내에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오라관광이 운영ㆍ서비스를 맡는 구조다.
현대산업개발의 HDC신라면세점 출처 헤럴드경제
edited by kcontents
현대산업개발이 호텔신라와 손잡고 2015년 뛰어든 면세점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3636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사업 초기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비슷한 시기 면세점에 도전한 다른 4곳에 비해 매출규모는 가장 크며 손실은 가장 작았다.
대우산업개발이 프랑스에서 들여온 베이커리 브랜드 ‘브리오슈도레’.
새 먹을거리를 찾아 나선 중견건설사들의 성적표도 나쁘지 않다. 2013년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브리오슈도레’를 들여온 대우산업개발은 경기도 일산에 11호점까지 열었다. 매출액도 2015년 28억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늘었다. 대우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가맹 사업설명회를 열어 국내외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009년 고속도로 휴게소ㆍ주요소 사업에 뛰어든 서희건설은 2015년 편의점 ‘로그인’을 인수하며 사업을 한층 더 다각화했다. 인수 당시 96개던 점포 수가 현재는 160개로 늘어났다. 서희건설은 편의점 사업을 기업의 새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지만 한 우물만 파다보면 생기는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영역 확장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골프장 운영과 아쿠아 사업에 진출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레저부문에서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113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반면 건설ㆍ부동산이 새 먹을거리가 된 기업도 있다. 통신기업 KT는 전화국 용지를 활용해 종합 부동산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0년 부동산 개발 전문법인으로 설립된 KT에스테이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3887억원으로 일 년 사이 20% 늘었다. KT에스테이트는 지난해 3월 ‘리마크빌’이란 임대주택 브랜드를 선보이며 전화국 기지 통폐합 등으로 남은 서울 역세권 등 주요 지역의 알짜배기 유휴용지를 이용해 부동산 임대ㆍ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