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또다른 시름..."발전소 짓지 말라"
원전은 물론 화력발전소 건설도 제동
한화건설·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공사 차질
건설업계가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반대여론에 직면했다. 탈핵(脫核)여론이 대표적이다. 탈핵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에서도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반대여론이 주설비 공사를 담당한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화력발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충청남도 서천구 서면에 건설될 ‘신서천 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부지 모습 / 사진= 뉴스1
서면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신서천저지어업인협의체는 지난 27일 서천군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서천화력’ 건설 허가 취소를 위한 무기한 투쟁을 선언했다.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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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대선주자들이 모두 신규 원전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일 밝혔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대선주자들은 답변을 보류했다.
야권 후보별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한 다른 야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손한규 전 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은 지난 2008년 12월에 수립된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처음으로 반영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공사를 주관하며 총 투입비용만 8조6254억원데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 두 원전은 각각 오는 2021년 3월, 2022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같은 탈핵여론은 원전 건설을 담당하는 건설사에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신고리원전 주설비공사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맡고 있다. 낙찰가격 1조1775억원 중 삼성물산 지분은 51%(약 6000억원), 두산중공업 지분39%(약 4600억원), 한화건설 10%(약 1200억원) 등으로 나뉜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우 2조원 규모의 별도 주기기공급 계약을 체결했기에 원전 건설이 백지화될 시 타격이 클 전망이다.
정부의 전력정책이 신재생 에너지에 중점을 두는 부분도 신고리원전 5,6호기의 운명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31년까지 국가 장기 전력수급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계획에서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때와 달리 친환경 에너지(풍력, 태양열 등) 확대 방안이 대폭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정권교체와 맞물려 신고리원전 5‧6호기 추진 동력이 사그라들 수 있는 부분이다.
비재생 에너지에 대한 반대여론은 원자력 발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반대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비산먼지에 대한 주민 반발, 어장 황폐화에 따른 어민들의 보상요구가 주된 목소리다.
신서천화력발전소는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일원에서 지난 7월 착공식을 가졌다. 설비용량 1009MW 규모를 보유하며 총 사업비만 1조6183억원에 이른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중부발전은 오는 2017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신서천화력발전소는 공사 내내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착공 시점에 공사현장 인근 마을로 비산먼지가 날아들며 주민불편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최근에는 발전소의 해상공사(취배수구 및 부두공사) 과정에서 어민 피해에 대한 보상책이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서천군은 해상공사 중지명령을 내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천군의 조치와 별개로 서면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신서천저지어업인협의체는 지난 27일 서천군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에 대한 형사고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노박래 서천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을 예고했다.
신서천화력발전소에 건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시공사에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발전소 시공사는 한화건설(지분 80%), 태화건설(10%), 범양건영(10%)으로 구성된다. 주민반발에 따른 공사지연 시 공사지체에 따른 추가 공사비용 부담이 시공사에 발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원전‧화력발전 반대여론에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반발여론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지역 민원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이 건설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며 “공사가 중단, 연기되면 그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발전소 발주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역시 똑같은 고민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균 기자 ch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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