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민간 건설투자 190조 '사상 최대'...'외바퀴 성장 견인' 앞으로가 걱정



GDP 성장률 기여도 1.6%p 차지

향후 부동산 전망 어두워 '빨간불'

경제성장 타격


   건설업에 의지한 '외바퀴 성장'이 더욱 심화된 걸로 나타났다. 작년 아파트 분양 호황으로 민간 건설투자 규모가 19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투자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하다. 하지만 최근 식고 있는 주택분양 열기가 우리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 출처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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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부문의 건설투자는 전년보다 11.0% 늘어난 190조6435억원(원계열 실질 GDP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연간 증가율도 1년 전(7.2%)보다 훌쩍 뛰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52조원을 기록, 분기별 건설투자가 처음으로 50조원을 넘기도 했다. 건설투자는 2007년 약 159조원으로 고점을 찍었다가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로 2012년 144조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차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3년 154조원, 2014년 160조원, 2015년 171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건설투자가 우리나라의 전체투자(총고정자본형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년만에 가장 높았다. 작년 457조원에 달하는 총고정자본형성 내 건설투자 비중은 41.7%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4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은 일명 '버블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때다. 이후 건설투자 비중은 2012년 37.3%까지 떨어졌다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건설투자가 늘어난 건 2015년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저금리 장기화와 청약조건 완화로 인한 부동산 규제완화가 불을 붙였다. 아파트 분양물량(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기준)은 2015년 51만가구, 작년 49만 가구로 지난 2년간 100만 가구에 달했다.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8% 중 건설투자가 1.6%포인트를 차지했다. 성장의 절반 이상을 건설투자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일반 주택과 아파트 등 주거용과 상가, 오피스텔 등 비주거 건물까지 신축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성장률의 상당부분을 건설투자가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건설투자의 '외바퀴성장'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작년 11ㆍ3 부동산대책 이후 청약 열풍이 크게 식은 데다,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구매 수요 자체도 이미 줄어든 상황이다. 벌써 주택분양 실적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공동주택 분양 승인 물량은 전국 3225가구로, 전년동월의 70%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 경기가 건설투자 지표로 반영되는 시점의 격차를 2년 정도로 본다면, 내년부터 지표상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작년과 재작년 민간 건설을 중심으로 한 착공물량의 증가가 건설투자의 핵심이었다"며 "앞으로 건설투자가 GDP에 기여하는 정도는 분명히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건설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제 경제의 체질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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