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체크리스트"



"첫 집은 2호선 바깥, 

외곽순환도로 안쪽이 최고"


   나에게 적합한 보금자리는 어딜까. 가격, 미래 가치, 직장까지 거리, 내부 구조와 주택면적, 주변 편의시설과 학군까지 모두 따지고 싶지만 한정된 자금에 하나씩 포기하다 보면 머릿속이 한층 복잡해진다. 대체 어떤 곳에 내집을 마련해야 할까.


'쏘쿨' 김정태씨는 지하철 2호선과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따라 원을 그리고, 그 안에서 집을 찾아보라고 

했다.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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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의 저자 김정태씨. 김씨는 "집을 사기에 앞서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민 기자


광고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현재 40여채의 부동산을 가진 투자자로 전업한 김정태(43)씨는 땅집고(realty.chosun.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집장만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알려줬다. 그는 “디귿(ㄷ)형 싱크대와 넓은 주차장만 보지 말고 집을 사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라”면서 “그런 다음 종이지도를 펼쳐 시세 지도를 만들고, 현장을 찾아가라”고 했다.


“디귿자형 싱크대보다 집의 목적이 먼저”


-어느 곳에 집을 마련해야 하나.

“어떤 목적으로 집을 사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직주근접(職住近接·직장과 주거지역이 가깝다)이 중요하다면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을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육아가 우선이라면 육아를 도와줄 친정이나 시댁이 있는지 생각하고, 그렇다면 그 지역을 기준으로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물어보세요.”


-기준을 정한 다음에는요.

“기준점에서 출발해 자금에 맞게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조금씩 이동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이 여의도라면 지하철 당산역, 선유도역, 염창역, 증미역, 가양역 등으로 지하철을 따라 조사해 나가는 식이죠. 이 때 지하철역 기준으로 반지름 800m의 원을 그리고, 가능한 그 안에서만 찾습니다. 800m는 걸어서 역까지 갈 수 있는 최대 거리입니다. 외곽 지역으로 점차 이동하더라도 집 현관문에서 회사 출입문까지 이른바 ‘도어투도어(door to door)’로 출근길이 1시간 30분을 넘는다면 제외해야 합니다. 디귿형 싱크대에 넉넉한 주차장을 갖춘 새 아파트라고 해도 출근길이 1시간 30분을 넘어가면 적절한 아파트가 아닙니다.”


-집을 찾는 방법의 하나로 도넛 공식을 제시했는데.

“지하철역에서 800m가 걸어서 갈 수 있는 최대 거리인 것처럼,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서울로 출근하기 편리한 최대 거리입니다. 즉 내집마련은 외곽순환도로 안쪽에서 해야 합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바깥쪽은 입지 대비 공급이 많고 수요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르기 어렵다고 봅니다. 외곽순환도로처럼 지하철 2호선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강남역과 시청역을 지나는 주요 교통수단이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두 교통수단을 따라 원을 그리면 도넛과 같은 모양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2호선 라인 안쪽은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결국 2호선 바깥쪽과 외곽순환도로 안쪽에서 집중적으로 집을 찾아야 합니다.”


시세지도 만들고 현장 방문해라

김씨는 집을 사기 전에 반드시 현장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또 임장(臨場·현장조사)을 시작하기 전 종이지도에 관심 지역 아파트 단지의 시세와 주변 환경을 기록하고, 현장에선 해당 지역과 관심 있는 아파트의 단점을 유심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김정태씨는 관심있는 아파트 현장을 찾아가기 전에, 해당 

아파트 단지의 시세와 주변 환경을 종이지도에 그려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그가 공개한 경기 고양 행신동

 시세지도.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제공


-집을 마련할 지역을 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현장에 가야 합니다. 발품을 팔아야만 지역의 장단점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무작정 현장을 찾지 말고 먼저 주변 시세 흐름을 파악하고 가세요. 종이 지도를 꺼내 주변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 백화점, 마트, 공원, 병원, 학교, 맛집, 교통수단 등을 모두 표시하세요. 이런 시세지도 한 장을 만들면 그 지역의 집값과 부족한 점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 가면 뭘 하죠.

“시세지도만으로 알 수 없는 정보를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지도만 봐선 지하철 신분당선 동천역 오른편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하철을 타는지 알기 어렵지만 현장에 가면 알 수 있죠. 또 실제로 걸어 다니고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으며 지역의 장단점을 파악합니다. 만약 관심있는 아파트까지 정했다면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방까지 꼼꼼히 살피세요. 출입구 동선(動線)은 괜찮은지, 엘리베이터 등 건물 내부 청소는 잘 되는지, 창문틀 실리콘에 곰팡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고성민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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