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보면 대중교통 '빈공간'이 보인다"
교통 플랫폼 데이터 주목
대중교통 노선 개선 시민들 편의성 제고
인프라 투자 결정 시 효율화
사람들은 매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합니다. 큰 의미없는 일상생활인 것 같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데이터로 쌓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입니다. 요즘 뜨고 있는 인공지능(AI)도 빅데이터 덕분에 더욱 발전하고 있는거죠. 빅데이터가 왜 중요한 걸까요. 사례를 통해 데이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상암역과 상암한화오벨리스크 빌딩 인근에서의 ‘3km 내 단거리 택시’ 호출과 이동경로를
나타냈다. 파란색 점은 택시 호출 지점이며 파란색 선은 이동 경로다. 파란색 점과 선이 많아질수록 굵은 실선을 형성한다.
(자료=카카오)
서울엔 총 405개 노선의 버스가 다닙니다. 지하철은 수도권까지 합치면 21개의 노선이 있습니다. 굉장히 촘촘하게 얽히고 섥혀 있어 서울 시내에 웬만한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은 남아있겠죠. 사람들의 이동경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고 대중교통 정책도 이에 따라 변해야 할 텐데요, 서울 시내를 구석구석 가보지 않더라도 대중교통의 ‘빈공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울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택시입니다. 버스 이동 데이터를 아무리 꼼꼼히 살펴봐도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에 대한 패턴이 나오지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패턴은 알 수 없습니다. 이때 버스의 대체제인 택시 데이터를 활용하면 됩니다.
우버 무브먼트 홍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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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택시이용 관련 가장 많은 데이터를 쌓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카카오택시’일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고 이동한 후 내려서 택시기사에게 별점을 주기까지, 택시 이용의 모든 행동이 기록되기 때문이죠. 특히 이동거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택시를 타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아무래도 대중교통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는 거리를 이동할 때 타겠죠.
카카오택시는 사용자들의 택시 이동거리를 분석한 결과 출퇴근 시간대 2~3k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유독 택시 이용 빈도가 높은 구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구간을 ‘라스트 원 마일(last one mile)’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카카오택시가 발견한 대표적인 라스트 원 마일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와 서울 사당역 인근의 A사 오피스빌딩 일대였습니다. 이들 지역은 버스가 운행되지만 버스정류장과 목적지가 멀리 떨어져있어 버스를 타기에도 애매하고 걸어가기도 애매한 거리였습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수색역 근처 2~3km 반경 내에는 MBC, SBS, YTN, CJ E&M, 상암한화오벨리스크 등 대형빌딩이 있습니다. 이 부근에는 버스가 다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택시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지난해 10월 한달간 발생한 전체 카카오택시 호출 중 3km 내 단거리 호출이 30~35%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시내 평균이 11% 인 것보다 3배 높은 수치입니다. 사당역 인근 A사 오피스빌딩 인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카카오택시는 이 두 지역에서 공통된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2~3km 내에 대형 오피스 빌딩이나 대규모 거주단지 존재 △버스가 운행하는 구간이라도 도보로 10분 이상 이동 필요 △택시를 이용하면 5분 이내 거리 등입니다.
이외에도 카카오택시는 서울시내에서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으로는 북악스카이웨이 지역, 중랑천 일부, 아차산, 탄천 일부, 우면산 등으로 꼽았습니다. 대중교통 노선을 변경해야 하는 시기가 된다면 이곳을 중심으로 고려하면 보다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사당역 인근에서의 ‘3km 내 단거리 택시’ 호출과 이동경로를 나타냈다. (자료=카카오)
마침 국토교통부에서도 지난 22일 ‘빅데이터를 활용한 도로정책’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해 카카오택시의 데이터 분석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이 워크숍에서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휴대전화 이용패턴 데이터로 추출된 유동인구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경로데이터를 결합해 주요 혼잡구간의 통행패턴을 분석 발표했으며 한국도로공사는 화물차 운전행태와 교통사고정보를 분석해 위험구간의 시설 개선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교통 플랫폼 데이터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교통 데이터를 활용하면 대중교통 노선을 개선해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도로 인프라 투자를 결정할 때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도 교통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했습니다. 주요 도시별 교통체증 패턴과 일정 구간의 소요시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웹사이트 ‘우버 무브먼트’를 통해 공개한 것이죠. 공무원이나 정부 관계자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우버가 확보한 교통 데이터를 공무원이나 정책입안자가 보고 보다 효율적인 교통환경을 마련하게 되면 결국 우버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고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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