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등대들 ‘관광 킬러콘텐츠’로 변신




[등대콘텐츠 관광명소화 사업]


외관 아름답고 풍광 뛰어난 곳

공원ㆍ박물관 등 문화공간 조성

해발 64m 산 위의 후포 등대엔

20억 들여 스카이워크 등 설치

호미곶 등대박물관도 리모델링

울릉도 도동등대 보행교로 연결


   땅의 형세가 호랑이 꼬리 같다고 해 붙여진 경북 포항의 ‘호미(虎尾)곶’에는 등대로는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된 호미곶 등대가 있다.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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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9년 전인 1908년 건축됐지만 영국인 건축사가 설계하고 철근 대신 벽돌로만 26.4m 높이까지 쌓아 만들었다.

총 6층 규모로 각층의 천정에는 당시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이 새겨져 있다.


호미곶 등대는 역사적 가치가 높고 건축미가 뛰어난 덕에 해양수산부가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도 포함됐다.

호미곶 등대처럼 외관이 아름답고 해안 경치가 빼어난 경북 동해안 등대들이 관광명소로 탈바꿈한다.


경북도가 동해안에서도 건축학적 가치가 높고 주변 풍광이 탁월한 등대만 골라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다.


울진 후포등대 모습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overroad89&logNo=220654047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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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름은 ‘등대콘텐츠 관광명소화 사업’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울진 후포 등대와 영덕 병곡항 등대, 포항 여남갑 등대와 호미곶 등대, 양포 등대, 경주 송대말 등대가 낙점됐다.


멀리 울릉 도동 등대도 포함됐다.

동해안 등대들은 대체로 섬이 많은 남해나 서해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건축됐다.


하지만 등대를 향한 동해안 주민들의 애정은 남달랐다.

포항 호미곶 등대는 지난 1982년 등대로는 처음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됐다.


3년 뒤 호미곶 등대 바로 옆에는 경북 영일군 주도로 국내 최초 등대박물관인 장기갑(호미곶의 옛 지명)등대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이는 등대의 가치를 항로표지에만 한정하지 않고 건축학적ㆍ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국립등대박물관 전만희 학예사는 “호미곶 등대가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등대를 문화유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이후 등대에 사용된 장비와 용품들이 보존됐고 등대의 역사가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번 등대 관광명소화 사업으로 등대와 주변 공간을 잠시 스쳐가는 자리가 아닌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소규모 관광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가 가장 빨리 손 볼 등대는 울진 후포 등대다.

후포 등대는 산 전체가 높이 솟은 형태로 등대 역할을 해서 붙여진 울진 후포면 후포리 등기산에 자리잡고 있다.


해발 64m의 등기산 꼭대기를 오르는 길은 아찔할 정도로 가파르지만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시퍼런 동해바다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 덕분이다.


경북도는 올 연말까지 20억 원을 투입해 후포 등대 일대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야외 공연장과 전망대, 둘레길, 전시실, 스카이워크 등의 복합공간시설을 조성한다.


후포 등대에서 동해안으로 따라 남쪽으로 9㎞ 가량 떨어진 영덕 병곡항 등대는 한해 90만 명이 걷는 영덕 해파랑길 블루로드의 종착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병곡항은 석양과 해안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사진 동호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다.


경북도는 올해 말까지 사업비 26억 원을 들여 병곡항 등대 일대와 바로 옆 고래불 해수욕장을 연계해 포토존과 등대체험공간을 꾸민다.


포항 여남갑 등대는 등대보다 일대 풍광이 아름다워 낙점됐다.

포항 북구 여남동 여남방파제 일대는 생태보전도 1등급에 지정될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경북도는 140억 원을 투입, 여남갑 등대 주변으로 마루길과 영일만친구광장, 어린이바다놀이터, 숲속하늘마루 등을 만든다.


포항 양포 등대가 있는 포항 남구 장기면 양포항 일대는 지역 주민들이 똘똘 뭉쳐 만든 다양한 어촌체험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곳이다.


경북도는 이곳에 해양미로공원을 조성, 휴식공간과 볼거리 가득한 문화공간을 꾸밀 예정이다.

경북 동해안 등대 중 가장 아래 있는 경주 송대말 등대는 ‘동해로 열린 문’이라는 뜻의 경주 감포항에 자리하고 있다.


송대말은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라는 의미로, 등대 역시 수령 수백 년의 울창한 소나무 사이에 우뚝 서 있다.


지난 2001년 새롭게 정비돼 경주 감포 지역을 상징하는 감은사지 석탑 형태의 건축물 위에 다시 설치됐으며 건물 1층은 박물관 기능을 하는 전시실이 꾸며져 있다.


경북도는 2018년까지 26억 원을 투자해 감포항 일대 노후방파제를 정비하고 등대 주변의 소나무숲에 의자와 데크길, 타일 조형벽 등을 조성한다.


맑은 날 독도가 보여 유명한 울릉도 도동등대는 울릉도의 동쪽 끝 울릉 울릉읍 도동리 향남말(香南末) 해발 116m 높이에 위치한다.


1954년 12월 무인등대로 설치됐지만 독도 근해 조업선박이 증가하면서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2007년에는 2년여의 공사 끝에 기상홍보전시관과 야외전망대를 갖춘 지상 3층의 건물로 새롭게 단장됐다.


경북도는 총 280억 원을 들여 도동등대와 저동항을 연결하는 해상보행교를 설치한다.

이와 별개로 호미곶 등대 주변은 해양수산부가 직접 일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는 호미곶 등대와 함께 바로 옆 국립등대박물관을 대대적으로 정비될 계획으로, 올해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에 따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호미곶 등대는 해맞이명소인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호미곶에 위치하고 있어 등대박물관이 정비되면 호미곶을 찾는 관광객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 김임재 주무관은 “그동안 경북 등대는 편의시설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잠시 들르는 곳에 불과했다”며 “관광명소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등대의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 받는 것은 물론이고 동해안 지역 관광산업도 활성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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