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글로벌화 '한수원'..."UAE로 체코로..."



한국수력원자력 


미래 먹거리, 해외서 찾는다 

아랍에미리트와 6억달러 계약 

2030년까지 원전 운영지원…폴란드·님이겅더 공략 나서


국민 불안 해소에 총력 

새 원전, 규모 8 강진 견디게 설계  

기존 원전도 7.18 지진에 끄떡없어 

재난 대응 매뉴얼도 '물샐틈없이'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를 글로벌 원자력 발전회사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한수원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6억달러(약 6700억원) 규모의 원전 운영지원계약(OSSA)을 맺었다. 2030년까지 3000여명의 국내 근로자를 UAE에 파견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관섭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글로벌 원전 회사”를 외칠 정도로 한수원은 미래 먹거리를 해외에서 찾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2일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ource Radio Pr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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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파키스탄 잇달아 진출 

한수원이 UAE와 맺은 OSSA는 오는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바라카 원전을 한수원에서 파견한 국내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것이다. 바라카는 아부다비 서쪽 270㎞에 있다. 한수원 한국전력 등 국내 기업이 2009년 이곳에 원전 네 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바라카 원전은 5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20년 4호기까지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2030년까지 약 3000명의 원전 운전원 및 운영인력을 파견한다. 계약금액은 6억달러지만 파견 인력의 숙소·교육비 등도 UAE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계약금액은 9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OSSA 체결은 새로운 수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기업이 상품 수출이 아니라 서비스 수출로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파견 인원과 계약금액을 고려하면 연봉 30만달러 규모의 일자리 3000개를 창출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40년간 국내 원전을 운영해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UAE 측과 공유하는 한편 장기적 협력체계를 구축, 해외 원전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갈 예정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파키스탄의 아트무쾀 수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도 수주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동쪽으로 210㎞ 떨어진 지점에 350㎿급 수력발전소를 짓는다. 수주액은 5억3000만달러다. 아트무쾀 수력발전소 사업은 한수원 컨소시엄이 30년간 발전소를 운영한 뒤 파키스탄 정부에 이관하는 방식이다.


source International Nuclear Safety Program


source world-nuclear.org


체코 진출 타진 

한수원은 지난해 해외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킨 여세를 몰아 글로벌 원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기후변화협약 대응과 에너지 수요 증가로 2030년까지 아시아 유럽 등에 약 170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이 주목하는 시장은 체코다. 체코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2032년까지 1GW 용량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등의 원전 기업도 체코 원전 수주를 노리고 있다. 


그는 “체코 고위 공직자들이 우리나라가 UAE 원전을 지을 때 공기를 거의 준수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경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한수원이 눈여겨보는 시장이다. 정부 역시 원전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우태희 2차관 주재로 원전수출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열었다. 


한수원은 원전뿐 아니라 수력발전소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수원은 파키스탄에서 아트무쾀에 이어 496㎿급 로어스팟 수력발전소 수주도 추진한다. 베트남의 후아나 수력발전소 인수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고, 동유럽 수력발전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안전이 최우선” 

국내에서 운영되는 원전은 지난해 말 완공된 신고리 3호기를 포함해 25기다. 국내 전체 발전량은 15만GW인데 이 중 원자력 비중은 약 31%다. 원전이 없으면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전은 값싸게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에너지원이지만 고장이 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연달아 지진이 발생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가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신고리 5·6호기를 규모 8의 지진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게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단단한 암반을 굴착해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이렇게 지어진 원전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반 건물에 비해 30~50% 정도 진동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원전도 최소 규모 7.18의 지진에도 안전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중요한 원자로 격납건물은 바로 밑에서 규모 7.9~8.0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장은 “원자력 사업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게 지속가능한 원자력발전산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재난 대응 매뉴얼 등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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