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한계는

카테고리 없음|2017. 3. 2. 23:49



2월'대선주자 지지율'조사 66개 분석

신뢰도 도마에


46개가 응답률 10% 밑돌아…20% 넘는 조사는 4개 그쳐

표본수 적어 표심 파악에 한계…전문가 "추세 확인 등에만 활용"

전체 유권자 40% 추정 보수…'모름·없음' 응답, 진보의 2배


    선거 여론조사는 판세를 흔드는 주요 변수다.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각 주자에게 지지율은 선거전략의 토대가 된다. 후보와 유권자 모두 ‘지지율의 마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만큼 선거 여론조사는 중요하다.


미 대선 여론 조사율 출처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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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철마다 “여론조사가 과연 믿을 수 있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과 미국 대선 등 여론조사 예측이 빗나간 사례가 많아 신뢰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왜일까.


여론조사의 한계는

여론조사 정확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응답률과 표본오차, 표본수 등이다. 응답률은 조사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면접원이 유·무선 전화를 걸어 질문하는 조사와 기계음을 활용한 자동응답방식(ARS)으로 나뉜다.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은 응답률이 보통 15% 이상 나오고, ARS는 5%도 채 안 나온다. 면접 조사만 활용하는 것은 소수고 보통 두 방식을 혼용한다. 비용을 고려해 ARS 조사만 하기도 한다.




낮은 응답률은 여론조사의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2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 단위 대선 및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66개를 분석한 결과 응답률 최저는 3.1%, 최고는 23.9%였다. 5% 미만이 14개, 20% 이상은 4개에 불과했다. 10% 미만이 46개로 전체 약 70%를 차지했다. 평균은 약 9.2%였다.


응답률이 낮다는 것은 부동층이 많다는 뜻으로, 표심을 읽는 데 한계가 있다. 응답률이 20% 이상은 돼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상무는 “응답률보다 표본오차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표본오차는 조사 대상 전체의 일부분만을 표본으로 추출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차를 뜻한다. 표본수가 많을수록 오차 범위는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표본수가 500명일 땐 보통 ±4% 초반대, 1000명일 땐 ±3%대, 5000명일 땐 ±1%대를 나타낸다고 분석한다. 최근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표본수가 1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오차 범위 내의 지지율은 순위를 매기는 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오차 범위가 ±3.0%포인트라는 것은 A후보가 지지율 20%를 얻었을 때 실제 투표 결과는 17~23% 범위 내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B후보의 지지율이 17%(실제 14~20% 범위 내 예상)라고 한다면 A, B 후보의 차이를 가늠하기 힘든데도 언론들이 순위를 매겨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샤이보수, 유동성 높여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의 대표성”이라고 말했다. 연령과 직업, 지역, 정치 성향 등을 고르게 표집했느냐가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숨은 표심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수층이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거나, 응하더라도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아 생겨난 ‘샤이보수’가 대표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지지후보 ‘모름·없음’ 답 비율은 진보층의 두 배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체 유권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수층의 이 같은 답변 태도가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여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커 대선판을 흔드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율이 낮은 주자들은 한 번 ‘밴드왜건(우세한 후보 쪽으로 유권자의 표가 몰리는 현상)’ 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경선 지지율이 5~7%대에 머물다 3월 광주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뒤 여론이 급반전하면서 판세를 뒤집었다.


여론조사는 민심의 풍향계나 추세 정도로 삼고, 오차 범위 내의 차이까지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최근 부각되는 빅데이터 등도 참고하는 게 좋다고 주문한다.


응답률

여론조사 면접원이 하는 질문에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이다. 응답률 10%는 조사 대상 100명 중 90명은 거부하고 10명만 응답했다는 뜻이다.


표본오차

여론조사에서 모집단의 일부인 표본에서 얻은 자료를 통해 모집단 전체의 특성을 추론함으로써 생기는 오차.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는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95번은 오차가 ±3.0%포인트 안에 있다는 뜻이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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