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혼자 못가는 곳은 어떻게 해결하나



라이더(LiDAR) 기술, 물체 간 거리 측정

자율주행차 단점 보완

기업·연구소별 각기 다른 정밀지도 구축 활용


   자율주행자동차가 교차로에 정지했다. 차량 앞에 달린 센서가 신호등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앞에 커다란 트럭이 가로막고 있어서다. 도로가 정비되지 않은 시골길을 달릴 때도 자율주행차는 잠시 헤맨다. 비가 오거나 눈이 쌓이면 차선 구분이 쉽지 않다. 심지어 햇빛이 강한 맑은 날 도로에 새겨진 짙은 그늘이 센서의 작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도로를 안전하게 달린다는 자율주행차지만 이처럼 운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차고 넘친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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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도로에 자율주행차가 가득한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자율주행차를 엄호하는 지원자가 나타났다.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길의 상세한 정보를 간직한 '정밀지도'가 그 주인공이다. 


정밀지도 자동차가 주행하는 데 필요한 도로 정보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기존 지도보다 10배 이상 정밀해 실제 도로와 10~20㎝ 이하의 오차를 갖는 지도를 말한다. 현재 내비게이션은 도로와 차량의 이동 방향 정도만을 인식한다. 일반 차선의 폭은 3m, 고속도로는 3.5m인데 차량이 큰 트레일러의 경우 폭이 2.5m에 달한다. 


정완석 LX공간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은 "3m의 폭에 2.5m 폭을 갖고 있는 차량이 달리면 양옆에 남는 여유 공간은 25㎝에 불과하다"며 "10~20㎝의 세밀함을 갖고 있는 지도가 있다면 자율주행차의 안전한 운행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LX공간정보연구원에서는 현재 각종 센서와 카메라가 달린 차량을 이용한 디지털 정보를 제작한다. 내비게이션을 만들 때 사용하는 차량과 달리 이 차량에는 각종 첨단기술이 가득 탑재됐다. 


대표적인 것이 라이더(LiDAR) 기술이다. 차량의 앞뒤에 장착된 라이더는 전자기파를 발사한다. 물체에 맞아 되돌아온 전자기파를 측정해 물체와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측정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함께 관성항법장치(INS)도 탑재돼 있다. INS는 회전체를 이용해 GPS 신호가 끊어져도 차량의 현재 위치를 정밀하게 기록한다. 주로 미사일이나 항공기에 탑재돼 위치를 인식하는 장비다. 


차량은 이동하면서 현재 위치는 물론 가로수나 건물이 도로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수집한다. 정 선임연구원은 "차량 바퀴의 휠이 몇 바퀴 굴러가는지도 계산해 각 도로의 길이를 측정하는 등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10종 21개의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며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관이나 연구소 등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밀지도는 자율주행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어두운 밤길, 비나 눈이 와서 센서 인식이 어려울 때 이 데이터를 내려받으면 현재 차량이 도로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차선은 언제 변경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4차로 중 어떤 차로로 달리고 있는지, 신호등은 어디에 있고 주변 건물은 도로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인지하면서 달릴 수 있어 운전을 하는 '눈'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최현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IC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자율주행차가 처리해야 하는데 필요할 때만 다운로드하면 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한계는 없다"며 "다만 지도의 기본값(표준지도)을 정부 차원에서 제작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정밀지도를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표준이 없어 기업·연구소별로 각기 다른 정밀지도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삼차원 지도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구글 역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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