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UAE 원전 소송전 '배수진'



태평양·런던 현지 로펌 2곳 선임

각 분야 전문가 자문단 구성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건설공사를 두고 현대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과 영국법정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배수진을 쳤다는 평가다. 국내와 영국 런던 현지 로펌을 동시에 선임하는 등 변호인단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며 치밀하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source W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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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UAE 원전 건설 공사를 위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oint venture)인 'HSJV' 명의로 지난해 12월 19일 런던국제중재법원(London Court of International Arbitration, LCIA)에 중재요청서(Request for Arbitration)를 공식 제출했다. 상대는 한전이다. 분쟁조정의 핵심은 공사비 증액, 설계 변경, 공기 연장 등이다.


HSJV로부터 소송을 당한 한전은 곧바로 법률 대리인 섭외에 나섰다. 한전은 지난달 말 국내와 영국 현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한전은 국내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영국 런던 현지 대형 로펌도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총 2곳의 로펌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영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로펌을 선임하며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한전이 시공사들과의 공사비 증액, 설계 변경, 공기 연장 등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만큼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는 평가다. 특히 한전이 법률 대리인 선임을 위해 제시한 법률자문서비스 제안요청서(RFP)에는 이 같은 한전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전은 법률 대리인 선임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한전이 내세운 로펌 선임의 기준은 총 11가지 항목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양자(quantum), 공기지연, 공사비용, 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별도로 로펌에서 고용해 이번 소송팀에 합류시키라는 조건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이 분석한 데이터를 기초로 분쟁조정에 대비 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한전은 필요한 기술전문가 고용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조건을 제시했다. 한전은 양자분석, 공기지연분석 등 원전 건설의 기술적인 이슈와 비용분석, 회계분석 등 금융 이슈를 서로 분리해 개별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고용된 기술 및 비용, 회계 전문가들에 의한 UAE 원전 건설 공사 현황 분석을 필요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같은 다각적 분석을 통해 추가 원가 발생, 공기지연, 설계 변경 등의 원인이 어느 쪽에 있는지 증명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전은 또 로펌이 소송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떤 식으로든 현대건설, 삼성물산,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나와에너지(Nawah Energy, UAE 원전운영사) 등과 이해관계에서의 충돌이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한전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물론, 발주처인 ENEC와 나와에너지까지 향후 분쟁의 상대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팀구성(이력서포함), 유사한 중재 건에서 팀의 각 멤버들의 이전 경험, 특히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이전 중재경험이나 진행하고 있는 중재에 대한 경력을 선임 조건에 넣었다. 또 유사한 이슈에 대한 지역 로펌과 협력 경험도 선임 조건에 포함했다.


한전과 HSJV는 지난해 말부터 UAE 원전 건설공사의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공기 연장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틀어졌다. 그 결과 HSJV는 지난해 12월 19일 런던국제중재법원에 중재요청서를 제출했다. 원전수출을 기치로 UAE 원전 건설 공사에 진출한 한전과 함께 해외에 나간 건설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꼴이다. 




한전은 UAE 바라카(Barakah)에 4개의 원자력발전소를 디자인하고, 건설하기 위해 2009년 12월 7일 UAE 원자력공사(ENEC)와 원청(prime contract)계약을 맺었다. 이어 한전은 2010년 3월 26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조인트벤처인 HSJV와 건설공사계약에 들어갔다. 한전이 수주한 UAE 원전 건설 공사를 다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건설 공사 하청을 줬다.

고설봉 기자 더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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