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0여년만 전사자원관리(ERP) 교체한다..."ERP시장 들썩"


상반기 중 ERP 교체  프로세스혁신(PI) 사업 발주

2006년부터 SAP ERP 사용

PI 결과 바탕 ERP 교체 최종 결정

PI 사업 규모 150억원대


   한국전력공사가 10여년 만에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바꾼다. 공공 기관의 ERP 대형 사례로 소프트웨어(SW)부터 시스템통합(SI), 컨설팅 등 그동안 잠잠하던 국내 ERP 시장이 들썩일 전망이다.


한전 본사 전경. 출처 KEP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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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상반기 중에 ERP 교체를 위한 프로세스혁신(PI) 사업을 발주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전은 2006년부터 SAP ERP를 사용했다. 한전은 지난해 ERP 교체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교체 방법, 시기, 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해 PI를 우선 진행한다.


PI 결과를 바탕으로 ERP 교체를 최종 결정짓는다. PI 단계에서 △SAP ERP 신제품 교체 △타사 ERP 패키지 SW구매 △자체 ERP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SAP코리아 로비. 전자신문DB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내부 ERP 만족도를 조사해 보니 SAP ERP를 도입한 지 10년이 넘으면서 `불만족` 의견이 많았다”면서 “PI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교체 여부, 방식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PI 사업 규모만 150억원대로 예상한다. 최종 시스템 교체가 결정되면 최대 1000억원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다양한 선진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ERP뿐만 아니라 다른 경영 관련 시스템까지 재구축한다면 사업 규모가 1000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의 ERP는 `구버전`이다. 한전은 SAP ERP를 2006년부터 11년째 사용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경영 환경이 바뀌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기술 환경도 고도화됐다. 최신 경영과 기술 환경을 반영한 ERP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지난해 한전과 SAP 간 소프트웨어(SW) 저작권 국제 분쟁이 SAP ERP 교체 결정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전은 “SAP와의 저작권 분쟁 문제는 이번 건과 전혀 관련 없다”며 선을 그었다.(관련기사 2016년 8월 16일자 1면)


PI 결과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현 SAP ERP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되면 SAP코리아와 관련 시스템통합(SI) 회사에 이득이다. SAP ERP를 모두 걷어 내고 새로운 SW 도입 방식을 채택하면 SAP 최대 경쟁사인 오라클에 기회가 생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 국내외 ERP 업체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업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다. 자체 ERP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지만 기간이 오래 걸리고, 금액 추가 등을 고려했을 때 채택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가 한전 ERP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계열사에까지 여파를 미치기 때문이다.


한전이 2006년 SAP ERP를 가동한 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전력기술 등 자회사가 줄줄이 SAP ERP를 도입했다. 한전의 차기 ERP 방향은 자회사까지 영향을 미친다. 한전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추가 계열사까지 확대 도입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10여년 만에 새롭게 ERP 시스템을 바꾸려 한다는 것만으로 공공 ERP 시장에 주는 의미가 크다”면서 “PI 발주 때부터 사업자 간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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