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전국 '문화재 등록 신청 및 지정' 동향



#1 국내 最古 학교 체육관 '이화여대 토마스홀', 문화재 된다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 등 3건은 문화재 등록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체육시설인 '이화여자대학교 토마스홀'을 비롯해 건물 5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 토마스홀. [문화재청 제공]

1935년 건립


이화여대 토마스홀은 지하 1층, 지하 2층 석조건물로, 감리교 부인선교부의 한국 사업간사였던 토머스 여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35년 세워졌다.


건축 당시에는 체육관으로 이용됐으나, 1963년 체육대학에 무용과가 생긴 뒤부터는 무용관으로 쓰이고 있다. 옛 모습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으며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학교 시설로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 [문화재청 제공]


군산 둔율동 성당. [문화재청 제공]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1880년대 건립된 한옥인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과 1950∼1960년대 건설된 '제주 대정여자고등학교 실습실(구 98육군병원)', '군산 둔율동 성당',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브레디관'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은 19세기 후반 전북 지역에서 현감을 지낸 조병무가 처음 지었다. 이후 조병무의 아들인 조강환이 아들들을 위해 옆에 한옥 두 채를 더 건설해 세 가옥이 하나의 영역을 이뤘다.


이 가운데 한옥 한 채는 소실됐고, 나머지 두 채가 남아 있다. 조병무가 처음 세운 집은 후대에 병원으로 이용됐고, 곳간은 개조돼 여인숙으로 쓰이기도 했다.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 [문화재청 제공]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자이크 제단화. [문화재청 제공]


제주 대정여고 실습실은 1951년 제주도 모슬포에 육군 제1훈련소가 창설되면서 이듬해 부상병을 치료하기 위해 건설된 병원 건물로, 1964년 대정여고가 개교하면서 학교 건물로 쓰이고 있다.


군산 둔율동 성당은 1955년 세워진 군산 최초의 성당으로 설계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성전신축기'(聖殿新築記)에 남아 있다.


1961년 대건신학교 기숙사로 건립된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브레디관은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건물 모습이 '신'의 초성인 'ㅅ' 자다. 중앙부에 공동화장실, 세면실, 휴게실이 있고, 옥상에는 건물의 실내온도를 낮춰주는 수조가 설치돼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등록 예고했던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자이크 제단화', 1908년 간행된 '찬송가'를 문화재로 등록했다.


해병대는 진해, 부산에서 임시 건물을 교회로 사용하다 사령부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1959년 250㎡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지어 교회로 활용했다. 이 건물은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면서 방치됐고, 2003년 보수공사를 거쳐 다시 교회로 이용되고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자이크 제단화는 높이가 8.6m에 이르는 커다란 그림으로, 상단과 기단 부분은 1927∼1928년에 제작됐고 하단은 1938년에 만들어졌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고 보존 상태도 좋은 편이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찬송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파 연합 찬송가로 악보 없이 가사만 수록된 점이 특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




#2 김중업이 설계한 중구 을지로 7가“아리움 사옥”등록문화재 신청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양대 산맥인 김수근의 ‘공간 사옥’이 

등록문화재가 된데 이어, 김중업의 초기 설계 작품인 


   한 때 사라질 뻔한 건물이 정인훈 대표(현 소유주)의 애정과 의지로 문화재로 보존될 수 있는 계기 맞아 

도심 속에 고립된 문화재가 아니라, 주변 역사문화관광 자원의 중심지로 재탄생되어 우리나라 문화재 활용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 


한양도성 광희문과 마주하고 있는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



위    치 : 서울 중구 을지로 7가 11-6번지

규    모 : 지하1층, 지상5층 (574.92㎡)

연    혁 

      - 1965~66년   김중업 설계

      - 1966.9.24.   사용 승인

      - 1967년        완공

      - 1995년        2대 소유주 정인훈 대표 인수

      - 2017년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 건물이 소유주의 애착과 서울시(역사문화재과)의 설득덕분에 문화재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는 2월 8일, 김수근(1931~1986)과 함께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양대 산맥인 김중업의 건축물 가운데 최초로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을 등록문화재 등록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소유자와 함께 주변의 역사유적과 어우러질 수 있는 해당 건축물의 활용 방안을 고심하며 문화재등록 신청을 추진해 왔다.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7가에 위치한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건물은 김중업이 1965~66년에 걸쳐 설계하여 지하1층, 지상5층(연면적 574.92㎡)의 개인병원으로 67년에 완공된 건물이다. 


1965년 건축주인 산부인과 의사 서병준이 병원과 주거 공간을 겸할 수 있도록 김중업에게 설계를 의뢰하여 1층은 진료실, 2~3층은 병상, 4층은 주거공간으로 구성된 독특한 외관의 건물을 탄생시켰다. 아기를 분만하는 하는 곳으로서 남녀의 생식기가 이미지화되어 건물의 기본 형태를 이루고 하얀색 외벽과 함께 파격적인 디자인 개념의 외관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김중업은 천재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로부터 3년간 사사받은 유일한 한국인 제자로서 1950년대에 세계적인 건축 조류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유롭고 독창적인 토대 위에 형성된 그의 설계 철학과 조형 감각은 건축주인 서병준 의사의 배려와 이해 속에 실현되었고, 그 결과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 건물은 건축학도라면 한번쯤 방문하게 되는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었다. 


병원으로서 청결함을 우선시하고 모든 건물 벽면과 바닥의 이음새부분을 둥글게 마감하여 먼지가 쌓이지 않고 말끔하게 닦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김중업은 파격적인 외형만이 아니라 60년대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아이디어를 건물 곳곳에서 실현시켰다. 


67년에 완공된 건물이 오늘날까지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서병준 원장을 비롯해서 현 소유주인 정인훈 대표(아리움 대표)의 애착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1995년에 1대 소유주인 서병준 원장으로부터 건물을 인수받은 정인훈 아리움 대표의 건물에 대한 애착과 보존 의지는 각별하다.   


1대 소유주 서병준 원장은 “무척 신경써서 지은 건물이라 아무에게나 넘겨줄 수가 없어서 식당이나 공장으로 쓰겠다는 사람은 모두 물리쳤는데, 자네라면 이 건물을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며 김중업의 설계도 청사진과 공사 시방서, 1966년 시청으로부터 받은 허가 서류까지 일괄을 현 소유주 정인훈 대표에게 넘겨주었다고 한다. 이후 정대표도 IMF 사태를 맞아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사옥을 매도하거나 새롭게 지어 이윤을 남길까 하는 유혹을 물리치고 오늘날까지 그 원형을 유지하려 무던히 애써왔다.     

  

회사 사옥을 귀중한 작품이자 문화유산으로서 지켜나가고자 하는 서원장과 정대표의 대를 잇는 소신은 도심재개발 등을 통해 건축물을 이윤 추구의 대상으로만 보려고 하는 세태에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소신은 60년대 건축 기술과 재정적 제약으로 인해 실현하지 못했던 건물의 진정한 원형을 본인이 직접 그래픽 작업과 모형으로 되살리고 실제 리모델링을 통해 되찾으려는 노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래된 건물이라 주차장이 없고 단열이 취약하여 더위와 추위에 견디기 어렵지만, 건물을 지키려는 정대표의 소신은 일관된다. 특히 야간이면 사옥 주변이 노점상들의 점유로 몸살을 앓고 있고 있어 건물을 관리·운영하기 것이 여러모로 힘겨움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들여 정원을 꾸미고 원형을 유지하려는 정대표의 노력은 변함이 없다. 


서산부인과 병원에서 태어나고 진료받았던 지역 주민들은 50여년 동안 원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건물덕분에 추억과 지역의 옛 모습이 지켜질 수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정대표는 건물과 함께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기억과 경험도 소중히 기록하고자 하는 계획 또한 준비하고 있다.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 건물이 준공된지 50주년을 맞이하는 2017년 올해, 정대표는 본 건물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신청을 하며 한양도성과 광희문,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등 주변의 역사문화 자원을 안내하고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센터로 꾸미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 


2014년에는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사옥’(등록문화재 제586호)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우리나라 문화재의 영역이 현대 건축물로까지 확장된 바 있다. 김수근과 함께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양대 거장인 김중업이 설계한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 또한 문화재로 등록되어 이 지역의 새로운 역사문화유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시

황기철 콘페이퍼 에디터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