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재정환율 1000원 붕괴, 어떤 의미일까?



엔 환율 900원대로 하락

1년 만에 최저치


   원·엔 재정환율이 두 달 만에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전일 대비 4.58원 내린 999.08원에 마감했다. 


출처 뉴스토마토




* 재정환율(Arbitrage rate):

간접적으로 다른 나라 통화와의 환율을 결정하는 것

예:한국사람 '원화→달러→엔화'로 환전

반대로 일본 사람 '엔화→달러→원화' 순으로 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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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재정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15일 장중 999.65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6년 2월 1일(989.12원) 이후 약 1년 만이다. 


# 환율, 수출기업 생사를 결정? 

환율 변화는 경제기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환율에 따라 수출입 기업이 망할 수도 있고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화 환율은 만성 대일 무역적자 국가인 우리나라 국제수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는 1965년 6월 22일 일본과 국교를 수교한 이후 50년 동안 약 576조원의 대일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적자 규모가 줄고 있지만 소재·부품산업 의존도가 높아 만성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수입이 수출보다 2배나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엔화 강세가 되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유출되는 엔화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 재정환율이란 무엇일까? 

그런데 우리나라 돈과 일본 돈 엔화는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 환율이 결정되지 않는다. 원화와 엔화, 또는 원화와 위안화를 서로 바꾸는 외환시장은 없기 때문이다. 반면 달러와 특정 통화를 거래하는 외환시장은 잘 발달돼 있다. 


따라서 원화를 엔화로 바꾸려면 먼저 원화를 달러로 바꾼 다음에 다시 달러를 엔화로 환전해야 한다. 즉 '원화→달러→엔화' 순으로 돈을 바꿔야 한다. 반대로 일본 사람은 '엔화→달러→원화' 순으로 환전해야 한다. 


이때 원화와 미국 달러 사이 환율, 또는 엔화와 달러 사이 환율, 자국통화와 기축통화 간 환율을 '기준환율(basic rate)'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기준환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른 나라 통화와의 환율을 결정하는 것을 '재정환율(arbitrage rate)'이라고 한다. 


이때 재정환율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된 특정국 통화와 제3국 통화의 환율을 '크로스레이트(cross rate)'라고 한다. '1달러=100엔'이라면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1달러=100엔'이 바로 크로스레이트가 된다. 


# 재정환율 어떻게 산출하나? 

재정환율 방식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통화는 엔화와 위안화가 있다. 


그럼 원·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1달러=1000원, 1달러=100엔이라면 1000원=100엔이 된다. 따라서 1엔을 기준으로 한다면 1엔=10원(1000원÷100엔)이 되고 100엔은 1000원이 된다. 


위안화를 예로 들어 1달러=1000원, 1달러=10위안이라면 1000원=10위안이다. 따라서 1위안은 100원이 된다. 


그런데 원·엔 재정환율이 2016년 2월 1일 이후 약 1년 만에 100엔당 999.08원으로 하락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 재정환율 1000원 붕괴 어떤 의미일까? 

재정환율 1000원 붕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100엔을 바꾸는데 1100원을 줘야 했지만 101원이 작은 999원만 줘도 100엔을 바꿀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 된다. 즉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달러화 대비 일본 돈의 가치가 원화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엔저가 연출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화 값이 오르는 달러 강세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한 이후 미국이 일본에 환율 문제로 강경책을 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 엔화 값은 달러화 대비 0.3% 하락해 엔·달러 환율이 2주 만에 114엔대로 올랐다. 반면에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원고, 엔저 현상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본 제품 값이 싸지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업체는 수입제품 가격이 떨어져 이익을 얻게 된다. 


# 원화 상승 압박 커진다 

원·엔 환율 하락에는 한·미·중 3개국의 역학관계가 반영돼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우려가 높아지면서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대미 경상흑자가 높은 우리나라에 간접적인 영향이 생겨 원화 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원화와 위안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로 인해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와 프랑스 대선 등으로 금융 불안이 나타나면 엔화 강세로 환율은 다시 오를 수 있다. 

[최은수 기자 mk9501@naver.com]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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