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다 털고 간다


'빅배스' 단행에 주가 9% 급등 

해외 미청구 공사 반영 등 

보수적 회계처리 영향

감사의견 '적정' 전환 기대

10월까지 매각작업 '탄력'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 ‘거절’을 받았던 대우건설이 4분기에 7700억원 영업손실이라는 ‘어닝쇼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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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은 대우건설이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빅배스(과거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것)’를 감행한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연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매각 성사 기대도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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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가 호재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은 5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잠재손실을 대거 반영해 지난해 4분기에만 7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가 오히려 9.16% 급등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10조9857억원, 영업손실 5030억원, 당기순손실 7943억원을 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4분기 영업손실 규모만 7700억원에 달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


이번에 반영한 손실의 대부분은 해외 사업장 미청구 공사에서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플랜트 현장(4500억원)과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1100억원)의 손실을 4분기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 미청구 공사 등에 관해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검토의견 거절을 받은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고 측정 가능한 금액만 도급증액에 반영한다’는 보수적 기준을 정해놓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서류상 확정되지 않은 소송금액이나 체인지오더(발주처의 변경계약) 금액 등은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빅배스가 올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잠재적 부실을 대거 반영하면서 대우건설의 해외 미청구 공사규모가 글로벌 주요 업체보다도 낮은 15%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앞으로 정상적인 이익 창출뿐 아니라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 부실부문에서의 환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11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7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다음달 감사의견 촉각 

오는 10월로 시한이 예정된 대우건설 매각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의구심을 털어낼 수 있도록 (대우건설에) 사업장 실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해 건강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손실을 내지 않고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 있는 가격은 주당 1만3000원가량으로 지금 주가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이번 빅배스가 감사의견 적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지적이다. 짧은 기간 지나치게 많은 부실을 털어내는 것 역시 감사의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지난해 11월14일 대우건설이 공시한 분기보고를 통해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안건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검토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대우건설 감사보고서는 다음달 중순 발표된다. 

이유정/설지연 기자 yjlee@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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