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1구역 48층 주상복합 건립 포기 '수순'


48층 규모 주상복합단지 계획

토지보유자 37%만 추진 찬성

일조권·용적률 배분 해결 못해 시행인가 반려

주민들 사업 장기화로 스스로 해제 선택


   홍제1재정비촉진구역이 48층 규모 주상복합단지로 재탄생할 계획을 뒤집고 정비구역 해제 수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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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장기간 결실을 맺지 못하자 주민들이 스스로 해제를 선택한 것이다. 


24일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홍제1구역은 지난 19일 서울시로부터 정비구역 직권해제 대상 구역 통보를 받았다. 서대문구가 홍제1구역 소유자 303명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6.96%(112명)만 '계속 추진'에 찬성했다. 주민 조사에서 정비사업 찬성 의견을 절반 이상 얻지 못하면 서울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에 따라 시의회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 자치구는 소유주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면 정비구역 해제에 대한 주민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서대문구 홍제동 298-9 일대 4만2085㎡ 용지에 최고 높이 165m, 지상 48층 규모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홍제1구역은 2007년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10년 동안 정비사업 진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0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후 탄력을 받았지만 사업 시행 인가가 반려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48층 규모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인근 홍제초등학교 일조권을 침해하므로 사업 시행 인가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시행 인가 반려 이후 일조권 침해를 해결할 변경된 계획안은 제출되지 않았다. 


일조권만 문제가 아니었다. 구역 내 용적률 배분을 놓고 특정 단지·아파트와 조합 간 이견이 있었는데 끝내 생각 차를 좁하지 못했다. 아울러 인근 인왕시장 내 상가 세입자들 이주 대책이 미흡해 서대문구로부터 사업 시행 인가를 받지 못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 같은 문제들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 같다"며 "정비사업을 추진한 지도 오래됐는데 진전이 없으니 해제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청은 25일부터 20일 동안 주민 공람·공고 기간을 거친 후 결과를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홍제1정비구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최근 들어 주민들이 정비구역 해제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 집계 결과(지난해 12월 23일 기준) 총 51개 사업장이 직권해제 절차를 추진 중이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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