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연꽃잎 닮은 오염물질 검출 센서 개발



GIB 제공


※ 1분 요약

1. 물방울이 흡수되지 않고 굴러 떨어지는 ‘연꽃잎 효과’를 적용한 오염물질 검출 센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2. 원하는 방향으로만 물방울이 흘러가거나 멈추게 할 수 있어 분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3. 극미량의 발암 물질도 찾아내거나 피 한 방울로 다양한 건강 진단 분석을 하는 등의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의 개념도(왼쪽). 나뭇 가지 모양의 은 나노 구조 때문에 물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방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흘러간다. - 연세대 제공


 

연꽃잎에 떨어진 물방울은 흡수되지 않고 표면에서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연꽃잎엔 물을 싫어하는 왁스층과 미세한 돌기로 이뤄진 층이 있어 물방울이 동그란 모양 그대로 표면 위에 떠 있기 때문이다.

 

이태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사진) 팀은 이 ‘연꽃잎 효과’를 이용해 발암 물질 등 화학물질을 실시간으로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분석하려는 시료가 센서에 흡수되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표면을 개발, 분석 효율성을 높였다.

 

화학 물질을 검출하는 데는 ‘표면증강라만분광법(SERS)’ 기술이 많이 쓰인다. 특정 금속 표면에 화학 물질이 근접할 때 빛을 이용해 시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극미량 액체 시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제어하려면 밸브와 같은 추가 장치가 필요하고, 시료의 흐름에 의해 나노 구조가 파괴되거나 센서가 오염돼 점차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연구진은 연꽃잎의 구조에 착안, 구리 표면 위에 나뭇가지 모양의 은 나노 구조를 쌓아올린 모양의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의 표면에서 액체는 표면에 흡수되지 않고 방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흘러간다. 연구진이 설계한 방향으로만 물방울이 움직이게 하거나 한 자리에 머물게 할 수도 있다. 물방울이 지나가는 부위에만 표면증강라만분광법을 적용하면 보다 신뢰도 높은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진은 이 센서로 발암 의심물질로 알려진 말라카이트그린을 비롯한 3종의 물질을 극미량 농도의 시료에서 실시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물방울 제어부터 분석까지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교수는 “물방울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마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초고속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한 방울의 혈액으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한 진단기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재료분야 권위지인 ‘스몰(Small)’ 지난해 12월 5일자에 실렸다.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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