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연구팀, 경제적 식물 뿌리 '해수 담수화' 기술 개발 Development of a Desalination Membrane Bioinspired by Mangrove Roots for Spontaneous Filtration of Sodium Ions


바닷물을 담수로...

맹그로브 뿌리에서 찾았다

대형 시설 없이 소규모 운용 가능

"경제적"

작은 마을, 제3국가 오지 활용 가능


   염생식물인 맹그로브(Mangrove)


주로 해안가에서 자라는 맹그로브의 뿌리는 염분인 나트륨 이온을 필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상준 포항공대 교수팀은 이를 모방해 경제적인 해수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출처 Joost van Uffelen


Development of a Desalination Membrane Bioinspired by Mangrove Roots for Spontaneous Filtration of Sodium 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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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뿌리를 흉내해 쉽고 저렴하게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형 시설 없이도 소규모로 운용이 가능해, 지구의 물 부족 문제에 기여할 기술로 평가된다.

 

이상준 포항공대 교수팀은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인 맹그로브의 뿌리가 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원리를 모방한 해수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맹그로브의 뿌리가 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원리를 모방한 해수 담수화 기술 논문 출처 pubs.ac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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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해안가에서 자라는 맹그로브의 뿌리는 염분인 나트륨 이온(Na+)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맹그로브 뿌리의 표피는 약 –94밀리볼트(㎷·1㎷는 1000분의 1V)의 큰 음전하를 띠고 있어 양전하를 띠는 해수의 나트륨 이온을 최대 90%까지 걸러낼 수 있다. 양전하를 띠는 바닷물의 나트륨 이온이 음전하를 띤 뿌리 표피에 달라붙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같은 맹그로브 뿌리의 정전기적 특성을 모방해 염분 여과막을 제작했다.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로 이뤄진 다공성 막에 양전하를 띠는 물질과 음전하를 띠는 물질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조건을 갖추도록 했다.

 

이렇게 제작한 생체모방형 여과막에 염분 농도가 100밀리몰(mM)인 염화나트륨(NaCl) 수용액을 통과시킨 결과, 약 96.5%의 염분이 걸러졌다. 통상적으로 바닷물은 3.5% 수준인 염분 농도를 0.3% 이하 (염분 92%가량 제거)로 낮출 수 있으면 식수나 생활용수 등 담수로 사용이 가능하다.

 

☞ 밀리몰(mM)은 용액 1L 속에 들어 있는 입자의 개수(Mol·몰)로 나타낸 농도 단위로 1mM은 1M의 1000 분의 1이다. 나트륨 이온(Na+)의 경우 1몰은 질량이 23g(원자량)일 때의 입자 개수를 나타내며, 따라서 Na+의 농도가 1mM이라는 것은 수용액 1L에 Na+이 0.023g 들어 있다는 뜻이다.

 

성능시험이 진행된 3일 동안, 여과막을 통과해 나오는 수용액의 양은 시간당 7.6L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농도차를 이용한 기존 역삼투 방식의 해수담수화 기술과 달리 막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실제 바닷물도 시간당 2.3L를 처리, 안정적으로 담수화가 가능했다.

 

이 기술은 별도의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어 제작 공정이 간편하고, 에너지 소비도 거의 없다. 저렴한 비용으로 소규모로도 운용할 수 있어 거대 장비를 들이기 어려운 작은 마을이나 제3국가 같은 오지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은 해수 담수화 기술을 상용화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해수 담수화를 위한 대형 시설을 주로 인적이 드문 섬 지역에 건설했다. 때문에 해수를 담수화 하더라도 육지까지 끌어오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기술을 확보해도 실질적으로 활용하긴 어려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이 교수팀이 개발한 여과막 기술을 활용하면 육지에 맞닿아 있는 해안가에서 해수를 담수화 해 바로 사용할 수도 있어 경제적이다.

  



이 교수는 “맹그로브 뿌리를 모방한 여과막은 향후 무전원 방식으로 해수를 담수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앞으로 희귀 금속 회수나 세포 분리 등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ACS 나노’ 12월 27일자에 게재됐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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