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드라마 만드는 '특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순실 막장 드라마 빠진 사이 

변방으로 추락하는 한국

경제 외교 꽉 막혔는데

이재용·트럼프 회동까지 막히다니


[사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주 의욕적인 방미길에 올랐지만, 트럼프 당선자 측으로부터 별로 환영받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source IBTimes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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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환율, FTA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볼 요량이었지만 새 행정부의 누구도 유 부총리를 만나 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형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에게 ‘한국이 무역흑자 축소방안을 검토 중임을 행정부에 꼭 전해달라’고 당부한 뒤 ‘빈손 귀국’했다.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지만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사령탑의 행보로는 미진했다.


정부로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트럼프 정부와 협상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 두 달여가 지나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상대가 일부러 피하는 듯도 해, 이러다 정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감이 만만찮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 때문에 트럼프와 회동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꽤나 충격적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초청 사실을 자진 통보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특검은 전격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당시는 특검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았고 도피 우려도 없었지만, 두 사람의 만남으로 여론이 수사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느 나라 특검인지, 어떤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트럼프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와 ‘실력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이름으로 14명의 실리콘밸리 CEO들에게 ‘테크서밋’ 초청장을 보냈고, 외국인 중에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이 만남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 세 자녀 등 최측근이 총출동했다. 트럼프는 모임에서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내게 직접 전화하라’고까지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은 비즈니스와 경제외교의 장은 없다 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그를 만난 한국인은 정치인이든 관료든 전무하다. 부총리가 출동해도 미 정부 장관조차 못 만난 게 냉정한 현실이다. 그 사이 일본은 아베 총리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트럼프를 만났다. 중국도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양자회동으로 정부 간 냉랭한 분위기를 깨는 데 일조했다. 우리도 특검이 저지하지 않았다면 이 부회장이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외에도 지금은 국제 정세의 격랑기다.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를 공언했고, EU와 NATO의 미래에 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국은 브렉시트도, 트럼프 당선자도 전혀 준비하지 못하는 변방지대로 추락하고 있다. 최순실 막장 드라마에 빠져 있는 사이, 한국은 점점 골방의 낙오자가 돼 간다. 아무런 대책도 실력도 없으면서, 시시덕거리며 국내 정치에만 몰입해 세상일을 잊고 산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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