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타워 불법 취득 논란


시행사 건물주 PSIB

포스코건설, 기습적 주주총회

 PSIB 지분 강탈 낮은 가격에 매각


    포스코건설이 본사가 입주해 있는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타워의 소유권을 불법으로 취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스코건설 본사가 입주해 있는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타워  

edited by kcontents


포스코건설은 이를 위해 밤 12시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습적으로 주주총회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PSIB의 전 대주주인 테라피앤디의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스코건설이 계획적으로 테라피엔디의 PSIB 지분을 강탈한 뒤 포스코이앤씨타워를 시세 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이앤씨타워는 연수구 송도동 36번지에 있는 쌍둥이 빌딩이다. 전체면적 14만8천790㎡에 지하 5층~지상 39층 2개동 규모다. 지난 2007년 9월 착공해 2010년 5월 완공됐다.


건립공사 시행사이자 건물주는 PSIB다. PSIB는 테라피앤디와 포스코건설이 각각 51대 49의 지분율로 지난 2008년 4월 세운 곳이다.


지난 9월 건물 소유권을 부영주택에 3천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하지만 테라피앤디는 포스코건설이 자사의 PSIB 지분을 무단으로 강탈한 뒤 매각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라피앤디 관계자는 “한국자산신탁과 KT AMC 등으로부터 건물 인수 제안을 받고 협의한 결과 지난 6월 21일까지만 해도 최종 합의에 근접한 상황이었다”며 “매입 금액은 적게는 4천억원에서 많게는 5천8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건축비인 3천600억원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포스코건설도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다가 ‘회계법인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재무실사와 감정평가를 하자’고 제안하는 등 매각 의사를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22일 갑자기 공문으로 보내 ‘같은달 30일이 만기인 PSIB의 대출금 3천566억원을 테라피앤디가 갚지 않을 경우 채권은행의 권리를 위임받아 PSIB의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대출 만기 일주일여를 앞두고 포스코건설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는 얘기다.


또 같은달 28일에는 포스코건설의 최모 상무가 직접 테라피앤디 사무실을 찾아와 합의서를 제시하며 “이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대출금을 갚은 뒤 한푼도 받지 못하게 하고 쫓아내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테라피앤디는 전했다.


최 상무가 제시한 합의서에는 ‘테라피앤디의 PSIB 지분 51%를 90억원에 양도하고 사옥을 매각한 뒤 수익이 나면 배당금으로 일부를 지급하고 손실이 나면 손실금을 분담하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테라피앤디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테라피앤디 관계자는 “지분 매각대금의 산출 기준이 불명확했고 테라피앤디 주주들이 개인 연대보증을 하라는 요구도 포함돼 있어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테라피앤디가 지난 8월 회계법인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SIB의 포스코이앤씨타워 소유분은 금액으로 1천365억원에 이른다.


이후 포스코건설은 실제로 같은달 30일 대출금을 전액 상환했으며 질권을 행사해 PSIB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대해 테라피앤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겉으로는 매각을 협의하면서 테라피앤디가 대출금을 갚을 대안을 찾을 기회를 고의적으로 박탈한 후 악의적으로 지분을 탈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분쟁은 그 이후에 발생했다.


포스코건설은 PSIB 지분을 취득한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지난 7월 1일 오전 12시 1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에서 돌연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테라피앤디의 기존 사내이사를 해임하고 포스코건설 직원들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출하기 위한 주총이었다. 이 임시주총으로 포스코건설 직원인 강모씨와 장모씨, 박모씨가 PSIB의 사내로사로 선임됐으며 PSIB는 같은날 오후 4시 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테라피앤디는 이 주총이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위법하게 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라피앤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PSIB의 대출금을 대신 갚긴 했지만 아직 주식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이었고 소집 통보도 없이 야밤에 로펌 사무실에서 기습적으로 주총을 열었다”며 “테라피앤디는 물론 해임 대상인 이사들에게도 임시주총 소집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장조했다.


또 “법적으로 시간과 장소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당했다면 당사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새벽에 로펌 사무실에 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포스코건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