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류독감, 치킨 먹어도 되나요?


  나라가 혼란하니, 심각한 사회 문제가 생겨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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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째 기승을 부리던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이젠 서울까지 번졌다고 하네요. ‘조류독감이 또 큰 일’이라는 건 어림잡아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닫고, 서울시 4개 한강 생태공원을 전면 폐쇄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더 이상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제 저녁엔 치킨을 먹고, 그끄저께에는 빵 파티(계란이 주재료인)를 했었는데 이론적으로는 아무 상관없다고 하지만, 사실 먹기 꺼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닭고기나 계란은 영유아를 자녀로 둔 집에선 항상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구비하는 필수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혹시 탈은 없을지 걱정이 됩니다. 

  


1) 닭요리, 오리요리 먹어도 되나요? 치킨은요?

75℃ 이상에서 가열해 만든 요리라면, 무엇이든 먹어도 됩니다. 만에 하나 조류독감에 걸린 오리 또는 닭을 재료로 한 요리라고 할지라도, 70℃에서는 30분 이상, 75℃에서는 5분 동안 열처리를 하면 바이러스는 모두 죽게 됩니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게다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닭과 오리를 대상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익힌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까지도 ‘섭취’로 전염될 위험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2) 식당에서 병든 닭(감염위험이 있는 조류)을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팔면 어떻게 하죠?

조류독감에 걸린 닭과 오리가 시중에 유통될 확률은 없습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된 농장과 발생 위험성이 높은 지역 안(반경 3km 이내)에서는 닭과 오리뿐만 아니라, 알들(종란과 식용란 모두)도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폐기 처리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닭, 오리, 계란은 안심하고 사 먹어도 됩니다.  

 

닭이 조류독감에 걸리면 3일 안에 죽습니다. 또 조류독감은 호흡기나 공기전염을 통해서만 감염되기 때문에, 음식으로는 절대 감염될 일이 없어 ‘먹는 일’은 안심해도 됩니다.

 

조류독감으로 죽은 닭은 살색이 검붉게 변하며, 털을 뽑을 수 없을 만큼 사후 경직이 심해 식당으로 팔릴 확률은 0입니다.

 

3) 생닭은 절대 먹으면 안 되겠죠?

사실 우리는 사자나 호랑이가 아니므로 평소 생닭을 먹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어떤 이유로든지 조리 과정 등에서 생닭이나 생 오리를 만져야 해서, 접촉성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면 그 걱정도 이제 그만!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고기가 아닌 분비물(똥 등)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고기 자체에는 바이러스가 없습니다.

 

4) 계란도 먹으면 안 되겠죠?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알을 낳지 못합니다. 혹시 독감에 걸리기 직전에 낳은 알이라고 해도, 알에는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5) 치킨, 계란 가격 오르나요? 미리 사두어야 하는지?

조류독감에 대해 잘 모르는 채로,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게 되면 당연히 소비는 위축됩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행동을 자제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조류독감에 대해 정보가 많이 없다면, ‘그럼 당분간 닭과 계란은 피하자!’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뿐만 아니라 과거 조류독감이 일어났을 때를 살펴보면, 치킨, 계란의 가격은 서서히 오르는 추세를 보였고, 올해 규모가 그 어떤 때보다 가장 크기 때문에 곧 시장에도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주

그 어떤 때보다 큰 규모의 조류독감이 난리입니다만. 사람들에게 빠르게 알려져야 할 관련정보들이 다른 이슈에 묻혀 전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4회에 걸쳐 반드시 알아야하는 조류독감에 대한 지식을 전해드립니다.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염지현 기자 ginny@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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