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충청권 KTX역 '다닥다닥'


충청권 역 5개 20km 마다

이미 공주, 오송, 천안아산 3개

논산훈련소·세종역 동시 추진

역간 거리 단축…주변 지자체 반발


국토부, 타당성 조사 결과 연기

아직 결정된 바 없어


   KTX 세종역 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호남선 KTX가 지나는 충청권 모든 구간의 KTX 역 간 거리가 20km대로 좁혀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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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충청권에서 호남선 KTX역 신설 움직임이 활발하다.


충청권에는 호남선 KTX가 지나는 곳에 이미 3개(공주, 오송, 천안아산)의 역이 있는데 여기에 논산 훈련소역과 세종역이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논산 훈련소역은 설계비 3억원이 지난해 정부 예산에 포함돼 사업에 속도가 붙었으며, 세종역 또한 국회 국토위 소속인 이해찬 의원이 강하게 밀어붙여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호남선 KTX(상행선)는 목포(여수)를 출발해 충청권 자치단체인 '논산-공주-세종-오송-천안'을 거쳐 서울로 올라간다.


신설 움직임을 보이는 2개 역사 건설이 확정되면 사실상 호남선 KTX가 지나가는 충청권 모든 지자체에 KTX역이 들어선다. 역간 거리가 좁혀지면서 KTX가 지하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역이 많아지면 역 간 거리가 좁아지고 운행 속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논산 훈련소역 예정지는 인접 역인 공주역과 불과 22km 정도 떨어진 곳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세종역이 신설되면 역 간 거리가 40km인 공주역∼오송역 사이에 들어선다.


하루 이용객이 400명에 그쳐 유령역으로 전락한 공주역을 20km 정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논산 훈련소역과 세종역이 들어오는 셈이다.


오송역과 천안아산역 구간 거리가 28km인 점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충청권의 모든 호남선 KTX역 간 거리는 20km대로 떨어진다.


논산 훈련소역, 공주역, 세종역, 오송역, 천안아산역 등 5개 KTX역이 모두 20km 정도 거리에 다닥다닥 붙으면서 속도가 생명인 KTX에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내 고속철도의 적정 역 간 거리로 제시한 57.1㎞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내 고속철도는 시속 330km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역 간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최고속도는 의미가 없다.


다닥다닥 붙은 KTX역을 건설하는 것을 두고 충청권 내에서도 갈등이 적지 않다.

역 간 거리가 워낙 좁다 보니 새로운 역이 생기면 승객 간섭을 받기 때문이다.


가장 반대가 심한 충북도는 세종역 관문 역할을 해온 오송역의 쇠퇴를 우려하고 있으며, 공주역을 사이에 두고 추진되는 논산 훈련소역과 세종역을 두고 공주시는 "지역 이기주의·공무원 편의주의의 산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논산시 측은 훈련소역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훈련병 면회객들의 교통 복지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또한 행정도시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차원에서 세종역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세종시 인구가 80만명이 되고, 대전 서북부 주민들도 세종역을 같이 이용할 수 있어서 충분히 타당성이 있을 것"이라며 "행정수도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누구라도 쉽게 세종시에 접근할 수 있는 세종역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로 예정된 타당성 조사 결과가 조금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전체 입장에서 새로운 역이 들어섰을 때 들어가는 비용과 그에 따른 편익을 비교하는 경제성만을 따져보고 있을 뿐 추후 일정은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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