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사들, 미국 발전소 등 인프라로 투자 전환
오피스빌딩(부동산) 투자위주 대체투자 벗어나
국내 보험사, 연기금·공제회 등 자금
JB자산운용, 총 16억달러(1조9000억원) 규모
미국 동부 뉴저지주 웨스트 뎁포드
메릴랜드주 세인트 찰스 가스복합발전소 투자 추진
투자 포트폴리를 다양화 전략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미국의 오피스빌딩(부동산) 투자위주 대체투자에서 가스복합발전소 같은 인프라 투자로 옮겨 타고 있다.
웨스트 뎁포드 발전소 모습 source Ray Angelini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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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동시에 부동산 위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JB자산운용은 국내 보험사, 연기금·공제회 등의 자금을 모아 미국 동부 뉴저지주 웨스트 뎁포드와 메릴랜드주 세인트 찰스의 가스복합발전소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두 발전소 건립을 위한 사업비는 총 16억달러(1조9000억원) 규모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대출 형태로 1억5000만달러(1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기대 수익률은 연간 5%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인프라자산운용도 국내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미국 워싱턴 DC 인근 메타우먼 가스복합발전소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2019년부터 가동될 이 발전소는 발전용량 997메가와트(MW)급으로 사업비만 10억달러(1조1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중 6억5000만달러(7700억원)를 선순위 대출 형태로 조달할 예정이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2억달러(23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5~6%대 투자 수익률이 기대된다. 미국교직원공제회(TIAA), 일본 JERA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들도 투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JERA는 지난해 4월 일본 동경전력과 중부전력이 50대50의 지분으로 출자한 에너지기업이다.
이에 앞서 IBK기업은행, 현대라이프, 흥국생명, 신한은행 등이 공동으로 지난달 미국 뉴욕주 크리켓밸리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에 2억달러(2300억원)를 대출했다.
여기에 최근 KB국민은행 등 KB금융 계열사들과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신협중앙회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미국 스타우드에너지 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주 ‘마커스훅 에너지센터’에 23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일부 국내 기관들은 미국 발전·인프라사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해외 전문 사모투자펀드(PEF)에 자금을 태우기도 했다. 실제로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농협중앙회등은 최근 아레스 이아이에프 북미 인프라에너지 5호 펀드에 1200억원을 출자했다. 연간 목표 수익률은 15% 수준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동북부 발전 시장(PJM 시장)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 노후 설비 교체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 뉴저지, 메릴랜드, 워싱턴 D.C를 포함해 미국 북동부 13개 주의 발전 시장을 말하는 PJM시장은 연간 전력 거래량이 80기가와트(GW)가 넘는 북미 최대 전력시장이다. 이 지역에서는 오는 2019년까지 28GW 규모 노후 발전 시설의 퇴출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재 21GW 규모 신규 가스복합화력소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투자 계획을 밝힌만큼 북미 발전소 투자는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자기자본비율 규제로 현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투자 여력에 한계가 있는 것도 국내 기관들에게는 투자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IB 관계자는 “가스복합발전이 전력공급을 위한 기저 발전 역할을 맡게 되면서 미국 북동부를 수요처로 하는 소위 프리미엄 발전시장은 앞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우량 투자처로 급부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중심으로 해외 대체투자 확대에 주력해온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발전소 등 인프라 투자 확대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대출 형태가 아닌 지분 참여 형태의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연기금·국부펀드들과 비교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인프라 투자 비중은 훨씬 낮은 편이어서 이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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