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투자실종 '선장없는 한국號'


朴대통령 탄핵 가결


경제장관회의 한밤 소집

한은도 긴급 간부회의  

소비·투자·고용 `빨간불`...서민 가계에도 직격탄

"리더십 부재로 위기관리 비상"…기업 투자 안갯속


   9일 기약 없는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가뜩이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라는 대외 악조건을 만난 한국 경제에 '퍼펙트스톰' 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 식품외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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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태풍이 만나면서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주요 경제부처는 이날 하루 종일 탄핵안 표결 결과를 숨죽이고 지켜보며 향후 탄핵정국이 금융시장 등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점검했다. 기획재정부는 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간부들이 모두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모여 국회 표결 상황을 지켜봤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탄핵안 가결 직후 1급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저녁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현안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10일 경제5단체장과 양대 노총 위원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경제 안정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한국은행도 탄핵안 가결 직후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긴급 상황에서 열던 부총재 주재 통화금융대책반을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시장 변화와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평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탄핵 이후 주요 해외 금융시장이 한국 시간으로 9일 밤~10일 새벽에 열리는 것을 감안해 10일 오전 총재 주재 간부회의를 다시 열고 해외 투자자 시각을 점검하기로 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탄핵정국이 질서 있게 진행되지 않고 사회 불안이 심해지면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리더십 부재는 평상시에 큰 문제가 없지만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과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올해 4분기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제로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년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4분기 성장률이 0%에 가깝게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경제는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4분기 성장률이 -3.3%로 급락한 뒤 이듬해 1분기에 0.1%를 기록해 제로성장을 한 바 있다. 


실제로 기재부·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생산·소비지표는 10월 이후 전부 마이너스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설비투자는 물론이고 과잉투자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경제를 떠받치던 건설투자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8월 이후 계속해서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변동성이 커진 외환·금융시장도 문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다. 3개월 전 1100원대였던 달러당 원화값은 11월 한 달 동안 24.60원 급락해 1160원대로 떨어졌다. 일평균 변동 폭만 5.5원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투자액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대외여건이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안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닷새 뒤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이후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 인상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인 구정모 강원대 교수는 "지금은 글로벌 호황이던 2004년보다는 오일쇼크가 있던 1979년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오일쇼크에 10·26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1980년 경제성장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탄핵안 가결 여부는 미 금리 인상이나 트럼프의 경제정책 등 요인 못지않게 국내 외환·금융시장 등락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세웅 기자 / 정의현 기자 / 부장원 기자] 매일경제.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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