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숙련 외국인 건설기능인 급증..."아파트 하자도 증가"


아파트 공사 인력 5명 중 1명

한국어 미숙한 외국인


국민 60%가 사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현주소'


아파트 하자 민원 급증 

지난해 하자분쟁조정 4975건  

4년새 14배 가까이 늘어 


건설 장인 등급제 도입 목소리 

경력·능력따라 기능인 우대 

삼성, 장인제 도입해 하자 줄여


  건설기능인(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 가운데 비숙련 외국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아파트 관련 하자도 함께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한 건설현장 출처 모이자 뉴스

본 내용과 직접 연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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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건설기능인 등급을 매겨 현장 투입 여부와 연계하는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외국인 건설일용직 ‘역대 최대’ 

30일 국토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공제 가입 대상 건설현장(공사금액 기준 공공 3억원, 민간 100억원 이상) 일용직 중 외국인 신규 유입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퇴직공제 신규 가입자 32만7386명 중 외국인은 5만5679명(17%)에 달했다. 2011년(9.1%) 이후 4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 젊은 외국인 인력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신규 유입 외국인 중 20·30대 비중은 2011년 21.3%에서 지난해 37.8%로 뛰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 외국인 일용직은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30만10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지난 한 해 하루 이상 일했던 139만6000여명의 21.6%에 달한다. 일용직 5명 중 1명이 외국인이라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인 등 비숙련 외국인 일용직이 급증하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주택 건설현장에 하자가 함께 급증하고 있다”며 “도배 타일 창호 등 마감재부터 전방위에 걸쳐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3~2015년) LH가 지은 아파트는 4가구당 1가구꼴로 하자가 발생했다. 이 기간 지은 아파트 14만8343가구 중 하자가 발생한 가구는 4만608건(27.4%)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LH를 상대로 이와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LH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비교적 중대한 하자로 인한 분쟁 건수도 증가 추세다.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지난해 분쟁조정 건수(누적)는 4975건으로 2011년 357건에 비해 1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선 10월까지 3236건이 새로 접수됐다. 관련 법상 하자담보기간(2~10년)에 따라 즉시 하자 보수에 들어간 경우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 실제 하자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정부 ‘일용직 장인’ 도입하나 

국토부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명 ‘기능인등급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기술사와 비슷하게 일정 기준에 따라 경력·숙련도 등을 따져 일용직 등급을 매긴다는 내용이다. 국내 고급 인력 진입을 유도하고 그렇지 않은 외국인 인력 유입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팀장(속칭 십장) 중심 일용직에 맡겨지는 지금의 작업 구조로는 외국인 인력 급증에 따른 아파트 하자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형틀목공, 철근공 등 현장 작업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이른바 ‘장인’ 수준의 기능인력에게 전반적인 현장 점검 및 지도 권한을 주기로 했다. 민간에서는 삼성물산이 이 같은 장인제를 건설현장에 유일하게 도입해 아파트 하자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적정임금제’ 도입 논의도 재개되고 있다. 국토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업계,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적정임금제와 관련해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기능인력 우대 풍조가 강한 미국이 채택 중인 적정임금제는 낙찰가율(낙찰가÷예정가)에 따른 노무비 삭감을 막는 게 골자다.




다만 비용 증가 등의 우려가 있어 국내 적용에 대해선 각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 현실에 맞는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 유형별 가구 수를 보면 아파트가 981만가구(통계청 작년 11월 조사)로 전체 주택 중 59.9%에 달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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