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에 강하게 설계된 '한국 원전'


고리원전 등 재해 대비 안전성 강화


   지난 9월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인해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고리원전을 비롯한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어떤 건물보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내진해석 및 응응답스펙트럼 출처 서울대 원전센터


신고리원전 기초공사가 진행되던 때의 전경. 암반 지하 20여에서부터 고강도의 철근이 

빼곡하게 설치돼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고리원전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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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원전 내진설계 기준 충분… 안전성에도 문제 없어”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4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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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모든 원전은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돼 있다. 지진규모 6.5는 지난번 경주에서 발생한 5.8에 비해 훨씬 강한 지진이 와도 원전 구조물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이에 더해 해외 수출원전인 신고리3, 4호기와 신고리5, 6호기 등 신규원전은 규모 7.0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 경주 지진보다 30배 이상 강력한 힘의 지진이 발생해도 끄덕없는 것이다. 특히 국내원전의 내진설계는 원전 주요설비인 원자로건물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을 가정해서 설계했기 때문에 실제 설계기준치보다 더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이용희 고리원전 본부장은 “원자력발전소 주요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특수공법으로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함과 동시에 일반 건축물에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고강도의 콘크리트를 타설해 건설하기 때문에 지진충격을 최소한 5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원전이 일반 건물과 다르게 지진에 안전한 것은 원전 부지 조사단계에서부터 지질구조와 단층분포, 암석의 질 등을 정밀조사하고 원자로건물 등 주요 설비는 단단한 암반을 약 20m 깊이까지 굴착해 건설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로건물은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철근보다 단단하고 두꺼운 철근을 조밀하게 시공한다. 또 특수콘크리트를 사용해 1.3m 이상의 두께로 돔을 구축하고 구조물이 지진 등으로 인한 비틀림에 견딜 수 있도록 X자 형태로 보강해서 짓기 때문에 일반 건물에 비해 지진에 안전하다. 실제 규모 6.5로 내진설계한 기존 가동원전의 원자로건물이 규모 7.43의 지진에도 안전성을 잃지 않는 이유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가 지진 이후에 발생한 쓰나미로 발전소에 전원공급이 되지 않으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을 교훈삼아 지진이나 태풍 등 대형해일에 대비해 해안 방벽을 대폭 높였다. 고리원전본부는 또 발전소가 침수되더라도 전력공급계통이 정상 가동하도록 방수문, 방수형 배수펌프, 비상디젤발전시설에 대한 방수화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대형 쓰나미에 발전소가 침수돼 전원공급이 끊겼던 일본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공급 체계도 발전소내 전력, 발전소외 전력, 비상디젤발전기, 대체교류발전원발전기, 이동형발전차량 순으로 4중, 5중의 대책을 마련해 원전 주변 시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리원전본부는 지역경제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에 따라 마련한 기금을 활용해 발전소 인근 지역의 소득증대와 전기요금보조, 교육, 복지, 환경개선 등 사업에 투자하는 기본지원사업과 사업자지원사업은 지난해에만 총 238억원에 달했다. 199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지원된 총액은 7333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지역자원시설세(kWh당 1원) 410억원, 공유수면 점사용료 등 25억원, 취득세 등 기타세금 232억원 등 세금과 공과금으로 지방정부 등에 납부한 금액이 667억원으로 인근 지방자치단체 재정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고리원전본부의 역할은 비단 전기생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느 기업보다 왕성한 맞춤형 봉사활동, 사회공헌활동, 적극적인 사회환원으로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고리원전 1호기 인근에 위치한 월내마을 주민 대표들이 고리원전본부를 찾아 건강음료와 영양제를 직원들에게 전달한 미담사례는 ‘갈등을 넘어 화해’로 자리매김한 지역과 발전소의 관계를 대변해 화제가 됐다. 이날 월내이장 등 마을 대표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고리원전본부에서 기장·울산 일대 태풍 피해지역에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신속하게 복구작업을 펼침과 동시에 발전소 안전을 위해 연이은 비상근무를 하는 것을 보고 그냥 있을 수가 없어 찾아왔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주민들의 격려방문은 지난 30여년간 고리본부가 펼쳐온 지역맞춤형 봉사활동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고리본부 직원들로 구성된 고리봉사대는 해마다 발전소 주변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기장·울주지역 홀몸노인과 한부모가정, 장애우가정 등에 밑반찬을 배달하는 일은 매달 7~8차례 진행한다. 밑반찬 배달은 거동이 불편해 끼니를 거를 수 있는 고령의 어르신들과 장애를 안고 있는 이웃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본부장은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 못지않게 지역주민과의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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