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의 "수난 시대"


인력퇴출에 해체까지


포스코엔지니어링 대규모 구조조정

매각절차 검토 중

포스코건설과 흡수합병도 수면 위로

삼성엔지니어링, 흡수합병설  무성

문어발 확장 원인 기본설계 충실해야


   대형 엔지니어링 업체(건설사)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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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부가가치 능력을 기본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해외 플랜트 사업을 싹쓸이 하는 등 한 때 각 그룹 계열 건설사의 알짜회사로 알토란 같은 이미지는 이미 온데 간데 없다. 대형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자신들의 주무기이자 본령인 설계보다 시공으로 업역을 확장하는 등 무리한 경영으로 실적 쇼크는 물론 사실상 해체수순까지 밟고 있는 업체까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엔지니어링사의 본령인 설계기술과 능력을 확보하는 등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설부동산업계와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든 326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수주규모가 660억달러, 지난해엔 3분의 1가까이 줄어든 46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100억달러 이상 더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2007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엔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부진도 직격탄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해외플랜트 사업 호황기 당시 중동 등지에서 프로젝트 수주를 쓸어 담는 등 엔지니어링 전성시대가 지나고 최근 저유가에 따른 수주절벽 등은 물론 당시 저가 수주에 따른 휴유증으로 여전히 실적 악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당시 해외건설 수주라는 제 기능을 못하고 출혈 저가수주에 따른 국부 유출의 원흉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최근엔 업계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가 하면 사실상 그룹사 흡수합병 대상으로 그 존재감 자체를 잃어가고 있다.


포스코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가장 대표적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달 31일자로 직원 450여명을 내보냈다. 사실상 회사가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수주감소와 브라질 현장에서의 대규모 적자로 인한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그룹차원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을 포함한 항만 및 화공 설계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150여명은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짐을 싸야한다. 총 인원 1200여명(계약직 120여명 포함) 가운데 절반이 퇴직하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측에 추가로 희망퇴직자를 받은 뒤 매각수순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이 안될 경우 흡수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흡수 합병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겹치거나 인력이 중복되는 문제 등으로 이어졌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이러한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포스코 안팎에 따르면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이미 내부적으로 퇴사대상자를 선정해놓았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자율적인 신청에 따라 희망퇴직을 진행한다고 했지만 이는 대외적인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여직원의 90%는 아무런 기준 없이 해고대상에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됐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외환위기 이후에도 구조조정을 위한 그룹 내 합병이 많이 이뤄졌다.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두 개의 회사가 상응하는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그룹들이 엔지니어링사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으로 봐야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물산과의 흡수합병설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정연주 사장 시절 한때 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을 뛰어넘어 삼성그룹의 대표 건설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실적 등 행보는 초라하기만 하다. 인력 구조조정도 이미 오래됐다. 지난해 말 6073명에서 올 상반기 5332명으로 740여명의 직원이 짐을 쌌다. 앞으로도 삼성그룹차원에서 구조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이나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삼성중공업과 합병을 시도했으나 국민연금 등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량이 설정한도를 넘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조직개편과 맞물려 흡수합병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연말까지 조직 축소 작업을 마무리한 뒤 토목을 포함한 플랜트사업부를 내년 2월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 흡수 합병시킨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플랜트 사업부문 분할 및 분할 후 삼성엔지니어링에 피흡수합병 추진 보도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또다시 분할 및 합병설이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김성배 기자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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