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옥 지은 DPR컨스트럭션의 '에릭 램 회장' Eric Lamb, DPR Construction
美 혁신 건설사 부상
"美 IT·항공 확장중…한국 건설에 기회 많아"
건설 혁신,
"항상 기존 기준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업 문화 필요"
DPR, 설계 단계에서 건설사업관리(Preconstruction) 진행
에릭 램 회장, 토목 전공
미국 포천 선정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데이터센터 온도를 24도로 유지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컴퓨터 성능이 꽤 개선됐는데 왜 꼭 그래야 할까 궁금했다. 3도를 더 올려 시뮬레이션해보니 비용과 에너지 모두 절감하면서 성능에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고, 결론적으로 발주처도 크게 만족했다. 이제는 27도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온도 기준이 됐다."
에릭 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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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Lamb
https://www.dpr.com/company/leadership/eric-la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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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설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DPR컨스트럭션의 에릭 램 회장(이사회 의장·사진)은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건설업이 혁신하려면 항상 기존 기준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PR는 1990년 창업해 26년 만에 매출 4조원, 국내외 지사 27곳을 둔 건설사(ENR 기준 미국 20위 시공사)로 급성장했고, 애플 사옥과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종합병원, 제약공장 등 고급 건축 분야 건설사업관리와 시공에 특화했다. 램 회장도 창업 멤버 중 한 명이다. DPR가 참여한 하나금융의 청라 데이터센터 현장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 방한했다.
램 회장은 "바이오, IT 등 전문 분야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만큼 차별된 기업 문화가 강점"이라며 "고객이 가치를 인정해 줄 때 혁신도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애플2캠퍼스 source BreakingNew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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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건설사들은 수직적 위계 구조와 관료주의적인 성향이 강한데, 우린 평등한 팀 조직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다르다"며 "첨단 신기술을 적극 수렴해 건설로 풀어낸다"고 밝혔다. 실제 램 회장을 포함한 모든 DPR 직원의 명함에는 직함 항목이 없었다. 이런 문화 덕인지 미국 포천이 선정하는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 꾸준히 들어간다.
DPR는 설계 단계에서 건설사업관리(Preconstruction)를 진행해 고객사의 목표예산을 맞추도록 최대한 기술력을 발휘하고, 공사를 시작한 후에는 수익을 포함한 모든 공사비에 대해 원가를 공유한다. 고객사 신뢰를 얻어내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DPR가 무한 책임지는 사업 구조가 독특하다. 램 회장은 "미국도 수십 년간 최저가 입찰 방식에 익숙했지만 발주사들이 우리를 믿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면서 재수주율도 90%대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도 전문적이다. 높은 인건비를 극복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모듈화 공법과 자동화 로봇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공정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사내 벤처가 개발한 건설 소프트웨어(SW) 'BIM360'과 '아워플랜' 등을 글로벌 SW업체 오토데스크에 매각해 업계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자본금 증가분의 10%를 관련 사내 벤처에 꾸준히 투자하기도 한다.
램 회장은 "한국 건설사와 함께 일해보니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인상 깊었다"면서 "미국 IT와 항공우주 산업에서 건설 기회가 많으니 과거 일본 건설사들이 현지 미국 건설사들과 파트너십을 결성하여 미국에 성공리에 진입한 사례처럼 동반 진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스마트시티 육성 정책에 동감하며 "지멘스와 하니웰 등 스마트시티 관제기술을 가진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건설업이 덜 바쁠 때일수록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학습은 물론 앞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작업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한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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