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경기 그나마 국내 건설이 "지탱"


지난 3월 이후 20%대 성장

민간 주택건설 호조 따른 영향

SOC는 감소

GDP성장률 2.8% 1분기, 

'건설 기여도' 1.2%포인트 달해

생산·소비·설비·수출은 부진

주택 공급 과잉 우려


    우리 경제의 건설 의존도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출 등 우리 경제의 동력이 사그라들자, 그 빈자리를 '정부 재정'과 '건설 경기'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계 부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는데도 부동산 경기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 강도 높은 가계 부채 억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7월 건설투자 나 홀로 호조… 전년 대비 21.4% 증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9월 경제 동향'에 따르면 7월 건설 기성(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1.4% 늘었다. 특히 토목은 작년 7월 대비 17.5% 증가해 2009년 12월(19.1%)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 부문도 23.3% 늘었다. KDI는 "건설투자가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20%대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며 내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투자 증가는 작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등 민간의 주택 건설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 크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으로 토목 부문 투자도 늘었다"고 했다.


건설투자를 제외한 GDP 증가율 외


건설 제외한 생산·소비·설비·수출 저조

하지만 건설투자를 제외한 생산, 소비,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지표들은 부진하다. 7월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6월 4.8%보다 낮은 3.2%에 그쳤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6월 0.8%에서 1.6%로 두 배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5.4%에서 2.7%로 반 토막 났다. 제조업 생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설비투자도 작년보다 12.3% 급락했다.


그간 수출 공백을 메워온 민간 소비 증가세도 완만해졌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 종료된 영향이 컸다. 7월 승용차 수요가 11.6% 줄면서, 소매 판매액 지수 증가율은 9.0%에서 4.3%로 떨어졌다.


조업 일수의 영향을 배제한 8월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했다. KDI는 "다달이 수치가 크게 변하는 선박 수출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수출은 오히려 9.0% 줄었다"며 "건설을 제외한 경기 전반의 개선 추세가 미약하다"고 했다.


'건설 중독' 후유증 우려

우리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소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제 운용에 있어 '건설'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는 등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건설투자의 기여도가 1.7%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장률 2.8%를 기록한 지난 1분기에도 건설 기여도가 1.2%포인트에 달했다. 작년 1분기, 2분기만 해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에 불과하던 건설투자의 GDP 기여도가 급증한 것이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건설 덕에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2% 중후반까지 나올 수는 있겠지만, 건설 경기에 기댄 성장은 지속될 수 없다"며 "또 이미 도로 등 인프라가 어느 정도 확충된 상황에서는 토목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투자가 급증하면서 주택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8월 주택 분양 물량은 3만99호로 전년 동월 대비 36.2% 증가했다. 7월 미분양주택도 지방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128호 증가한 6만3127호에 이른다. 앞으로 이뤄질 건설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건설 수주'도 작년 7월보다 44.4%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2016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54만6684가구이지만, 2017~2018년 입주 물량은 73만6507가구에 달한다.

양모듬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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