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르네상스 시대"...해수부, 마리나항만 개발 본격화한다
국내 마리나시설 태부족
요트·보트 면허 신규 취득자 지난해 말 1만5059명
레저선박수도 1만5172척
반면 마리나항만은 32곳.. 계류선박 2181척 밖에 안돼
경제효과 큰 마리나항만
울진 후포, 안산 방아머리 등 6개 거점항만으로 집중 투자
정부 주도 사업으로 전환.. 경제효과 1조2383억원 기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9.2일부터 여의도「레저선박 운항 심화과정」 개최
정부가 마리나항만 개발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해수부 선정 거점형 마리나 대상지 4개소/해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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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와 휴양이 복합된 신개념 복합시설로 각광받는 마리나항만이 지역경제를 이끌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나항만은 특히 해양의식과 해양교육, 해양레저스포츠 등 관광객 유치와 해양문화 전파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마리나항만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들은 마리나의 대형화와 관광거점화에 정책목표를 두고 있고, 신흥 마리나 국가들은 관광전략의 하나로 시설확충에 나서고 있다.
마리나항만은 마리나선박의 출입 및 보관, 사람의 승선과 하선 등을 위한 시설과 관광객 등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시설이 갖추어진 항만을 말한다.
떠오른 해양레저 산업…마리나항만 수요 급증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기준 등록된 국내 레저선박 수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만5172척이다. 이는 2007년 대비 3.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요트.보트 조종면허 신규 취득자 수는 1만5059명으로 연평균 10% 수준의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해양레저 산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전 세계 레저선박 수는 2900만척으로 시장규모는 500억달러(2013년 기준)에 달한다. 북미.유럽 시장이 85% 이상을 차지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정체 속에 중국이 2013년 17만척의 레저선박을 수출하는 등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20년께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외 레저선박 수와 요트.보트 조종면허 취득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국내의 마리나시설 확충은 열악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는 32개 마리나가 운영 중이며 총 계류용량은 2181척이다. 2019년 해수면 개발수요 9400척 대비 계류시설 확보율은 23.2%에 불과한 셈이다.
이대로라면 전체 레저선박 1만5172척 중 14.1%만이 마리나항만에 계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기존 어항 등을 활용해 지자체와 민간이 마리나항만을 개발해왔다. 수용 용량이 부족하고 시설이 영세한 것은 불가피하다.
거점형 마리나항만 경제적 효과 1조2383억원
박근혜정부 출범 후 마리나항만 개발은 본격화됐다.
정부는 국정과제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지난 2013년 울진 후포를 포함한 전국 6개소를 "거점형 마리나항만"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대내외적으로 레저수요는 급증하는 데 비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마리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거점형 마리나항만으로 지정된 곳은 울진 후포를 비롯해 안산 방아머리, 여수 웅천, 창원 명동, 부산 운촌, 당직 왜목 등 6곳이다. 인천 덕적도와 울주 진하, 군산 고군산 등 3곳은 현재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곳을 해양관광의 중심지 육성, 마리나산업 클러스터 조성,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처리기능, 국제 마리나 네트워크 등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들 사업의 방파제 등 기반 조성비로 최대 3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8730명의 고용창출, 6303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1조2383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정성기 해수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은 "국내 마리나항만 개발은 초기단계로 사업성 확보 등 리스크 부담으로 민간 참여가 저조해 정부 주도의 선도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요트.보트 계류뿐만 아니라 복합 휴양시설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각국 마리나항만 개발 "각축전"
전 세계 마리나항만 수는 2만3000여개다. 이 중 90%가 북미와 유럽에 있다. 아시아는 일본(570개), 중국(89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칭다오(1466척), 샤먼(1450척), 하이난의 ?야(600척) 등에 대형 마리나항만을 개발 중이며 싱가포르 정부는 부지 무상임대, 방파제 구축 등 민간투자 사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형요트 선호 추세로 슈퍼요트(24m 이상 호화요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17년께는 1만척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이 거점형 마리나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공공 주도의 호주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마리나 클러스터는 거점형 마리나항만(330척)을 조성하고, 배후에 마리나산업단지를 조성해 400여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에 따라 45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72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뉴질랜드 최대의 공공마리나인 웨스트헤이븐 마리나항만은 오클랜드 친수공간 정비사업과 연계해 제조업체 109개, 정비업체 32개, 전문인력 양성학교 등이 입주해 마리나산업을 육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뉴질랜드 마리나산업시장 규모는 11억달러, 고용인원은 1만명에 이른다.
프랑스 랑독루시옹 카마르그 마리나항만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방파제 등 기반시설 및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시행하고, 민간에 분양해 6000여척이 정박할 수 있는 유럽 최대의 거점형 마리나항만으로 조성했다.
내수면 활용한 강(江) 마리나 육성
정부의 중장기적인 마리나항만 개발은 내수면을 활용한 "강 마리나"를 육성하는 데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한강, 낙동강 등 주요 내수면 마리나항만 개발로 이어간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이 밖에 세계 마리나 산업동향 분석, 국제적 거점 마리나와 클러스터 사례 등을 분석한 마리나 클러스터 육성방안도 연구대상에 포함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마리나는 요트.보트 계류뿐만 아니라 복합휴양시설로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숙박시설, 쇼핑센터 등 다양한 복합상업시설과 연계를 위해 항만인접도시 개발, 택지개발사업 등과 병행해 추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김서연기자 ssuccu@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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