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에 적극적 투자 행보..."큰손 부상"



국공채 투자 올인 탈피

저금리 지속에 대안으로 낙점

대곡~소사 복선전철ㆍ신림 경전철

공공임대리츠 10호 등 투자 확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영향도

장기적ㆍ안정적 수익 기대감


   경기 고양시 대장동 대곡역에서 부천시 소사동까지 19.6㎞ 구간에 전철을 건설하는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이 최근 닻을 올렸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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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조4,500억원에 달하는 이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의 주요 재원은 민간 자금. 특히 국내 보험사들이 60%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3,100억원을 넣기로 한 교보생명 외에도 삼성생명(2,200억원), 한화생명(2,000억원), 농협생명(800억원), KB손해보험(800억원) 등이 잇따라 줄을 선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시흥시 장현과 고양시 향동, 평택시 고덕 등 전국 6개 주택지구에 4,562세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공공임대리츠 10호’에도 보험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삼성화재를 비롯, 미래에셋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라이프생명, 흥국화재, 흥국생명 등 6개사가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은 합계 약 6,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중시해 주로 국공채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던 보험사들이 최근 SOC와 부동산 사업 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수익이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장기간에 걸쳐 올릴 수 있는데다 금리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 투자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요즘엔 주요 SOC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자금모집이 시작되기 무섭게 보험사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과 공공임대리츠 10호 외에도 ‘신림 경전철 사업’, ‘제물포 터널 지하화 사업’,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등에도 보험사들이 잇따라 뛰어 들었다.


이는 무엇보다 장기ㆍ안정적 수익에 대한 보험사들의 기대감 때문이다. 주로 펀드투자 형태로 운용사에 자금을 투입하면 약정된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장기로 진행되는 사업이어서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의 경우, 목표수익률이 국고채 5년물 금리에 1%포인트를 더한 연 2.20% 수준이며, 공공임대리츠 10호의 평균 수익률도 연 2.6% 정도다. 


신림 경전철은 연 3% 중반대의 고정금리로 5년간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제물포 터널 지하화 사업도 연 4% 중반대의 수익이 보장된 상태다. 가장 최근 사업인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목표수익률 역시 4% 중ㆍ후반으로 35년간 운용된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2020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도입되면 부채 만기가 늘어나 이에 맞춰 장기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데 SOC나 부동산PF 만한 투자처가 없다”며 “요즘엔 투자할 SOC 사업이 부족해 연기금 등과 경쟁할 일이 고민일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2011~2012년 과도한 부동산 PF 투자가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이 됐던 것처럼 자칫 향후 사업이 삐걱거릴 경우 투자금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 손보사 관계자는 “SOC 사업의 경우, 정부나 지방의 보증이 끼어 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채와 동급으로 취급된다”며 “이 또한 분산투자로 위험을 분산해 부실 우려는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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