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 1조3500억 짜리 38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변신'


VSL코리아 측, 

호텔 원소유주 삼부토건 3세 경영자와 자금 조달 협의 중

업계 "윤관 대표 블루런벤처스도 투자 검토"

한화투자증권이 주관사

1.2조 선·중순위, 1500억 후순위 대출

다음달, 지구단위변경계획안 승인날 듯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이 1조3500억원을 들여 높이 38층짜리 복합(쌍둥이) 빌딩으로 탈바꿈한다. 


호텔과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한 중견 건설사 VSL코리아 측은 호텔 원소유주인 삼부토건의 3세 경영자와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VSL코리아의 호텔 재건축안이 담긴 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넘겼다. 변경안은 다음달 서울시 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전망이다.


이 호텔의 원소유주인 삼부토건은 2000년대 들어 추진한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부실에 빠지자 2011년 우리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5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호텔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 5년여간 수차례의 공매 실패 끝에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VSL코리아가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업계에선 자금 조달 성공에 의문을 제기했다. 총 6900억원에 달하는 낙찰가에 비해 매수자로 나선 VSL코리아의 기업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교량 설치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각각 기록해 계약대금의 10%인 690억원을 마련하는 데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VSL코리아 측은 업계의 이 같은 우려를 깨고 지난 5월 계약금 690억원을 완납했다. 벨레상스호텔 관계자는 “사업 시행사인 맥킨PFV의 지분 투자 유치에 조남원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아들인 조창연 씨가 재계 인맥을 동원해 큰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씨는 LG 및 GS가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벨레상스호텔 옆에 있는 큰길빌딩에 주소를 둔 SLI의 고문으로 영입돼 투자 유치 업무를 하고 있다. SLI는 신흥우 VSL코리아 회장의 사위인 이상준 씨가 설립한 부동산 자산관리회사(AMC)로 이번 개발사업에서 자산관리 및 투자자 유치 업무를 맡고 있다. 실버레인인베스트는 투자 유치 및 인수합병(M&A) 자문을 하는 회사로 역시 이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조씨는 실버레인인베스트에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이 회사들은 이씨가 자신 이름의 영문 이니셜을 따 설립한 별도 회사다.


조씨는 올초부터 구본무 LG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씨가 대표로 있는 글로벌 벤처투자회사(VC) 블루런벤처스(BRV) 고문도 함께 맡고 있다. 이씨는 BRV 상무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와 이씨는 미국 스탠퍼드대 동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씨와 조씨 등이 BRV 대표인 윤 대표와 친분이 깊고, 윤 대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윤 대표가 BRV를 통하거나 개인 차원에서 프로젝트금융회사(PFV)에 투자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VSL코리아는 호텔 및 부지 매입대금 6900억원 외에 재건축에 필요한 금융비용과 공사비 등으로 6600억원가량을 책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9500억원 규모인 선순위 대출과 중순위 대출 2500억원은 어느 정도 투자자가 확보됐고, 1500억원 규모인 후순위 대출도 자금 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빌딩 재건축에 대한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VSL코리아 측은 벨레상스호텔과 뒤편의 삼부오피스빌딩을 허물고 총 1만8489.7㎡ 부지에 38층짜리 쌍둥이 복합 빌딩을 세운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 전용 제1빌딩, 호텔과 오피스 용도로 제2빌딩, 1빌딩과 2빌딩을 잇는 중간부에 고급 리테일 매장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으로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정하고 최종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초 공매에선 1조8000억원이 최저 입찰가였지만 10차례 공매가 유찰되고 최종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재개발사업의 수익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재건축 완료 후 투자자의 도움만 있다면 임차인 모집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김태호 기자 daepun@hankyung.com 한국경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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