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참사 막는 스마트 하이웨이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어제 부산 해운대 좌동에서 뇌전증 운전자로 인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또 오늘은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일가족이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일가족 5명 중 4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불행한 사고들은 운전자의 실수가 주원인이지만 도로시스템의 보완으로 어느정도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콘페이퍼 편집자주)


대형참사 막는 `스마트 하이웨이`…도로가 알아서 지켜준다

ITS 앞서던 한국

차세대 시스템선 선진국에 뒤져


    우회전을 하는데 갑자기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보행자, 커브길 뒤 운전자가 볼 수 없는 곳에 있는 낙석 등을 도로가 미리 파악해 후방에 있는 차량에 알려준다. 



도로가 안개나 결빙, 수막 등 날씨에 따른 장애요소를 해당 구간 운전자들에게 사전에 경고해준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과속하거나 차선을 이탈했을 때는 도로에 부착된 센서와 연동해 차량을 자동으로 멈춰준다. 여름 휴가철 교통량 급증과 함께 연쇄 충돌 사고 등 대형 참사가 빈발하는 가운데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 속의 미래 세계처럼 ITS의 조기 구축을 통해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교통 혼잡까지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ITS'란 교통수단이나 교통시설에 정보·통신·전자제어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교통체계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기술이다. 도로 전광판을 통해 차량의 정체 상황을 알리거나, 버스 정류장에서 도착정보를 확인하는 것,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통행료를 지불하는 것 등도 모두 포함된다. 


최근에는 ITS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차세대 ITS(C-IT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단순히 도로 구간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로·자동차·보행자가 차량 내·외부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 사고를 예방하고 교통 효율성을 높이는 협력형 시스템이다. 차량 간 통신(V2V·Vehicle to Vehicle)과 차량과 도로시설 간 통신(V2I·Vehicle to Infrastructure)으로 상징되는 사물인터넷(IoT)이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C-ITS는 'V2V'를 통해 차량 상호 간에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운전자와 차량 입장에서는 다른 차량에 대한 정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받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C-ITS와 자동제동장치(AEBS), 차로이탈방지장치(LDWS) 등을 연동하면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위급 상황에서 차량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의준 한국도로공사 건설처장은 "지난해 짙은 안개로 인한 영동대교 100중 추돌사고나 지난달 20일 대형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영동고속도로 5중 추돌사고,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 7중 추돌사고 등은 모두 C-ITS가 구축됐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던 참사"라고 말했다. 


교통연구원은 C-ITS 도입으로 교통사고 발생 비율은 76% 감소하고, 교통혼잡은 30~60%, 혼잡비용은 8000억원가량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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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C-ITS는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를 완성할 '커넥티드 카'의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다. 


강경표 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가 자체적인 기능으로 안개, 폭우 등 위험 상황을 모두 피해 운행하기는 어렵다"며 "C-ITS는 향후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런 연구를 토대로 하이패스 단말기 도입 등 1993년부터 ITS 사업에 나섰던 정부는 최근 'C-ITS'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2007년 '스마트 하이웨이'로 이름 붙인 R&D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대전~세종 고속도로 등 88㎞에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는 연간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0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C-ITS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는 전국 도로의 30%에 시스템을 도입하는 장기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C-ITS 도입을 위해선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과거 하이패스 등 ITS 시대에는 앞섰던 한국이 대기업 투자와 정부 예산이 줄면서 C-ITS에는 선진국에 뒤지고 있다"며 "C-ITS는 초기 시장 활성화가 필수요건인 만큼 투자와 예산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S 등을 주축으로 활발하던 기술 개발도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대기업 규제로 인해 주춤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당장 예산 부족과 기술 문제로 인해 2020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C-ITS를 설치하겠다며 지난달 발표한 계획조차 벌써부터 경부고속도로 등 사고 위험이 높은 5개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수정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컨트롤타워가 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이 우후죽순 관련 사업에 나서면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감사 결과를 통해 ITS 사업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7개 기관이 169개 사업을 벌여 6640억원을 중복투자했다고 발표했다. 


1대당 200만원에 달하는 C-ITS 단말기 확대도 향후 관건이다. 현재는 신차 부착은커녕, 애프터마켓(신차 판매 이후 발생하는 서비스 시장)도 형성돼 있지 않다. 


강 연구위원은 "C-ITS는 결국 '망 효과'가 있는 사업인 만큼 초기 단말기 보급이 활발할 경우 시너지 효과와 함께 내비게이션 시장 활성화 때처럼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정홍 기자]매일경제


[전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548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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