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수준 '국내 드론시장', 외국 업체 공습 이어져
중국 DJI,
8월 중순 세계 최초 용인 실내 드론 비행장 개장
'외국업체에 안방 내준 격"
과도한 규제 탓 원인 지목
걸음마 수준인 국내 드론 시장에 탄탄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외국 업체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 용인 실내 드론 비행장 조감도 출처 조선비즈
*동영상 참조
촬영용 드론의 신기원 팬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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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부랴부랴 규제 완화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미국 등 드론 선진국에 한참 뒤처진 후발 주자로서 판을 뒤엎을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1위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중국 DJI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 실내 드론 비행장을 개장한다고 1일 밝혔다. 8월 중순 경기도 용인에 모습을 드러내는 ‘DJI 아레나’의 면적은 1395㎡(400평)에 달한다. 비행장에는 조명이 달린 조정식 서킷과 함께 드론 이용자가 비행에 몰입할 수 있게 돕는 1인칭 시점의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설치된다. 별도로 준비된 정비실에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 비행시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드론을 날릴 수 있다.
DJI가 한국에 비행장을 건립한 것은 한국시장이 테스트 마켓으로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DJI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소비자 반응이 빠르고 적극적”이라며 “중국과도 가깝고 드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국가여서 1호 비행장 설립국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서울 홍대에 문을 연 DJI 플래그십 스토어는 하루 수백명이 찾아오는 등 인기를 누리며 ‘드론 성지’라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DJI의 공격적 마케팅은 드론은 곧 DJI 제품이라는 인식을 낳고 있다”며 “실내 비행장을 통해 플래그십 스토어로 높아진 한국 내 DJI의 인지도가 더욱 더 공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있는 현실에서 DJI 아레나가 국내 드론 유저의 갈증을 대신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그러나 안방을 내준 국내 드론 시장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드론 업체는 1200여곳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로 수익을 거두는 업체는 30여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매출 10억원 미만 영세 업체이고, 드론 제작이 아니라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 위주다. 전체 매출액도 10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 형국이다. DJI의 지난해 매출액 10억 달러(1조2000억원)의 1%도 되지 않는다. 바이로봇 등 국내 업체가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금·인력 부족으로 외국 업체와 경쟁조차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 100조원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떠오를 드론산업에서 벌써부터 밀리고 있는 셈이다.
원인은 과도한 규제 탓이다. 드론 업체를 창업하려면 3000만원이 넘는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 드론 사업 범위도 농업, 촬영, 조종교육, 측량·탐사 등으로 제한돼 있다. 드론 비행시간이 최소 200∼300시간인 교관을 둬야만 드론 조종사 교육기관 설립도 가능한 상태다. 비행승인·기체검사가 면제되는 소형 드론의 무게가 12㎏이어서 미국(25㎏)에 비해 조건이 까다롭다.
비판이 계속되자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지난 6월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 박재흥 대경대 드론학과 교수는 “주파수 인증을 받는 시간과 절차가 여전히 복잡하고 규제 또한 여전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뛰어난 국방용 드론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한편 아직 남아 있는 드론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597311&code=11151400&sid1=all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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