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건설 일부 현장, '폭염 매뉴얼' 안지켜

휴식시간·아이스팩 부착 

상당수 현장 폭염매뉴얼 무시

열경련·심정지 등 사고 잇따라

공기 지키느라 근로자만 '혹사'

   경기지역에 19일과 20일 폭염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된 가운데 상당수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국민안전처의 폭염 사고 예방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채 목숨걸고 작업을 하는 등 안전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린 20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의 한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30도가 넘는 폭염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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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는 일일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날 경기도내 안산을 제외한 30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국민안전처는 이달 11일 폭염 피해 최소화 등의 목적으로 폭염대비 매뉴얼을 제작 했으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건설현장에서는 해당 매뉴얼에 따라 

<폭염 매뉴얼>

장시간 보다 짧게 자주 휴식시간 갖기 

장시간 근무 시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 착용 

밀착된 의복 착용 피하기 

작업 중 15~20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시원한 물(염분) 섭취 

실내 작업장 내 창문과 출입문 개방 및 밀폐지역 피하기 

건설기계 냉각장치 수시 점검 및 과열 방지 

질병예방 청결관리 및 소독 

방열막 설치 등의 조치·행동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수원, 이천, 여주 등 상당수 도내 건설현장은 매뉴얼의 행동요령을 지키지 않고 작업을 강행, 근로자들의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A씨는 평택시 송탄의 공사장에서 작업 도중 ‘열경련’ 증상이 발생, 오산한국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날 B씨는 하남시 신장의 공사장에서 일하던 중 ‘심정지’를 일으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10일 수원시 고색동에서는 하우스 작업을 하던 C씨가 탈진, 구토 증상을 보여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졌고 ‘열탈진’ 진단을 받았다. 이들이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당시 낮 기온은 33℃였다.

올해 폭염에 따른 온열환자는 282명, 사망자는 2명이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온열질환자는 4천239명, 사망자는 47명에 달한다.

폭염속 사고 예방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채 근로자들의 혹사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건설사들은 정해진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기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원 금곡동의 한 신축공사 현장 관계자는 “인부들 중 매뉴얼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공기도 맞춰야 하고, 돈을 벌어야 굶어 죽지 않으니 목숨을 걸고서라도 일할 수밖에 없다”며 “휴게공간이 있지만 안팎이 모두 찜통이라 소용없다. 얼음조끼는 비싸서 사 입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매뉴얼의 행동요령을 공사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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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백창현기자/bgs@joongboo.com 영상=류준기자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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