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굴삭기 수급 제한 앞두고 '갈등 고조' 임대업계 vs 제조업계
굴삭기 공급과잉 생계 위협 임대업계
정부 수급 조절 시장질서 위배 주장 제조업계
정부의 굴삭기 수급 제한 결정을 앞두고 건설기계 임대업계와 제조업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출처 m.s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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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삭기 공급과잉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임대업계와 정부의 수급 조절이 시장질서 위배일 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이라는 제조업계의 대립이 팽팽하다.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는 임대시장 안정화를 위해 마련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건설기계 등록대수 증가로 발생하는 공급과잉 현상을 막기 위해 2007년 도입됐다.
수급조절위원회는 2008년 처음 회의를 연 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년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수급 조절 품목을 결정했다. 현재 덤프트럭, 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트럭이 수급 제한 품목에 포함돼 있다. 수급 조절 품목에 포함되는 영업용 건설기계는 일정 기간 신규 등록이 제한된다. 토국부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은 대여 사업용 건설기계에 한해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제도”라고 했다.
수급조절위원회는 지난해 열린 회의에서 굴삭기를 수급 제한 품목에 포함시키려고 했지만, FTA 협약 국가와의 통상 마찰 우려로 심의를 1년 뒤로 연기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는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한강홍수통제소에서 회의를 열고, 굴삭기를 수급조절 품목에 새롭게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 서울특별시 시설안전정책관 등 정부 관계자 6명과 이해관계자, 각계 전문가 등 7명이 수급조절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장은 국토부 1차관이 맡는다.
임대업자들, 세종서 굴삭기 수급조절 요구 시위…“공급과잉으로 생계 위협 받는다”
건설기계 임대업자들이 모인 전국건설기계연합회는 지난 18일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굴삭기 수급조절 관철 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날 촉구대회에는 굴삭기 임대사업자 1만50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신규 등록 굴삭기 증가로 인한 일감 부족, 임대단가 동결, 굴삭기 임대료 체불, 굴삭기 장비 단가 상승,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연구원과 전국건설기계연합회 조사 결과 국내 굴삭기 등록 대수는 2011년 12만1847대에서 2015년 13만6244대로 늘었다. 반면 굴삭기 가동률은 2011년 57.2%에서 2015년 47.4%로 줄었다. 전국건설기계연합회는 “2011년 이후 굴삭기가 1만5000대 증가하면서 수요 대비 과잉 공급 현상이 일어나 굴삭기 임대사업자들이 생활고와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건설기계연합회는 2016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이 23조7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1조1000억원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은 건설경기 침체로 굴삭기 2대 중 1대가 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제조업계 “굴삭기 수급조절하면 3000~4000명 고용 감소될 것”
국토연구원은 최근 2015년 국내 굴삭기 등록 대수 13만6483대 가운데 6400대가 초과 공급된 상태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굴삭기 적정 등록 대수는 13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건설기계 제조업계는 등록된 굴삭기 가운데 3년 이상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굴삭기가 2만대고, 이 가운데 차령 20년이 넘는 장비도 1만대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사실상 사용하지 않는 굴삭기까지 등록 대수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사용하지 않는 굴삭기를 등록 대수에서 제외하면 공급 과잉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준권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본부장은 “지금도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굴삭기를 수급 조절하면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수급 조절을 하게 되면 연간 1조60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3000~4000명 수준의 고용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 시장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급 조절 품목에 굴삭기가 포함될 경우 산업 자체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대형 제조업체 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피해를 입을 우려도 있다”고 했다.
[전문]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20/2016072001327.html
조지원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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