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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헌 전망 밝지만은 않다
2016.07.15
지난 일요일의 일본 참의원 선거는 예상 외로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 연립 여당의 대승으로 끝났습니다. 전후(戰後) 사상 처음으로, 국회 양원에서 동시에 개헌 발의(改憲發議)가 가능한 의석 확보에 성공했습니다.개표가 끝난 뒤의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현직 각료 두 사람의 뜻밖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시종 웃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침체된 경제 문제 해결에 많은 의욕을 보였으나 궁금한 헌법 개정 문제에는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서야 개헌 문제는 9월 정기 국회에서 해당 위원회의 심의가 사직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제 발전에 관한 많은 공약을 하고, 개개인의 선거운동에서도 개헌 문제 논의는 되도록 회피하였습니다.선거 전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과반수가 아직 현재의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회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모든 헌법 개정안은 국민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선거에서 참패한 선례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되도록 언급을 피했습니다.반면, 야 4당은 비례대표를 제외한 32개 1인구에 모두 통일후보를 내세워 개헌 반대를 주 공약으로 선거에 임했습니다. 일본 선거사상 처음으로 공산당까지 이 야당 공동 선거운동에 참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1야당인 민진당은 11석을 잃었으나 공산당은 3석을 더 얻어 상원에서 14석을 갖게 되었습니다.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선거 전에 “개헌 문제를 선거에서 쟁점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말을 인용하여, “이 선거 결과로 개헌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있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공동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공동 투쟁 시도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고 논평하였습니다.마이니치(每日)신문은 동북지방 여섯 개 현(縣)에서 한 곳만 빼고 여당이 전패한 결과를 지적하며 TPP(환태평양 자유무역 협정)의 역효과로 보인다고 말하며, “압도적 승리인 만큼 겸허한 정권 운용을 하기 바란다”고 아베정권에 충고하였습니다.2012년 12월의 총선에 압승하여 두 번째로 총리에 임명된 아베의 임기는 2018년 9월에 끝납니다. 3년 임기인 당 총재직 선거가 그 해 9월에 있는데, 작년에 무투표로 총재로 재선된 아베는 당헌을 개정하지 않는 한 이번에는 총리와 당 총재직을 사임해야 합니다.2020년 도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총재직 임기를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이번 참의원 선거 전에 이미 있었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 처음으로 이 총재직 연기론울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아베 내각의 지방창생(地方創生)장관인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였습니다.이시바 장관은 민간 방송 ‘후지 TV'에 출연하여 아베 총리 임기에 관한 질문을 받자,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전례를 들며, “대의(大義)와 당 결정이 있으면” 총재 임기 연장도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권이거나 10년 넘게 장기 집권하는 예도 없으니, 언젠가 누군가가 나서 어려운 짐을 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출 1차 투표에서 지방 대의원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이시바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과반수 득표에 미치지 못했고, 2차 결선 투표에서 중앙당과 계파 세력 당원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은 아베 총리가 결국 총재로 뽑혔습니다. 아베 내각에서 이시바 씨는 한직으로 몰려 점차 정치 중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아베 총리를 2020년 도쿄 올림픽과 연결시키는 것은, 2013년 9월 러시아의 G20 경제 정삼회담에 참석하고 있던 아베 총리가 IOC총회를 개최 중인 남미 아르헨티나에 날아와 도쿄 올림픽 유치팀에 합류,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였기 때문입니다.그러나 그에 앞서, 아베 총리에게는 2018년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하원 총선거가 더 큰 정치적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개헌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여당이지만, 아베 총리의 개인적 인기가 더 떨어지기 전에 국회를 해산하여 중의원 총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반드시 정당을 앞세워 싸우는 선거는 아니지만, 인구 1,300만의 수도 도쿄 도지사(都知事) 선거도 이달 말에 있습니다. 참의원선거 대승에 도취해 있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아베 총리의 정치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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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황경춘
일본 주오(中央)대 법과 중퇴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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