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모은 건설 희귀 자료 기증합니다”


손광섭 공영토건 회장

새로 짓는 국립건설박물관에

해방전 먹줄, 먹통만 3천점

“사관의 자세로 자료 모아”


   “혼자 가지고 있는 것보다 국가가 관리해 서로 나누는 게 낫죠. 건설 역사 곧 우리 근대사여서 좋은 교육 자료가 될 겁니다.”


손광섭 공영토건 회장


손광섭(73) 공영토건 회장이 13일 그동안 자신이 청주건설박물관 등에서 보관해 온 건설 관련 자료 수천여점을 국토교통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립건설박물관에 내놓기로 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충북 청주의 자신 소유 공영토건 건물 3~5층에 청주건설박물관을 세워 건설 관련 자료를 보관·전시해왔다.


“자료가 늘어 청주 외곽에 별도의 건설박물관을 세우려다 국립 건설박물관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국가에 맡기기로 했어요. 자료가 부식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전문적으로 관리해 여럿과 나누면 더 좋지요.”


그가 내놓기로 한 건설 자료는 1949년 공영토건을 창업한 아버지 고 손병선(1968년 작고)씨와 그에 이어 가업을 잇고 있는 아들 손인석(45)씨 등 3대가 모아온 것이다. 해방 전부터 목수들이 쓰던 먹줄·먹통 등만 3000점이 넘고, 당시의 대패·톱·망치 등 건설 기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초기 아스팔트 건설 기계도 있다. 1940년대 공사 도급서·내역서·입찰공고·착공계 등 서류와 빗바랜 사진도 그대로 모았다. 1950년대 서울시민회관 모습 등이 담긴 건설화보,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당시 건설업자 명단 등 희귀 자료도 있다. 그는 최근 청주건설박물관에 있던 자료를 청주 외곽에 있는 창고 등에 옮기는 등 기증 준비를 하고 있다. 5톤 트럭 16대분의 방대한 양이다. 오는 15일께 국토부 관계자 등과 자료 기증을 위한 협의를 할 참이다.


“당시 건설은 건물 올리고, 다리 놓고, 학교 짓는 단순한 작업이라기보다 하나의 역사였지요. 사관이 사료를 모으는 마음으로 건설 관련 자료를 모았어요. 아마 한국 어디에도 이런 자료는 없을걸요.”


그는 2003년과 2008년 충북 진천 농다리 등 전국의 다리를 조명한 <천년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1, 2편을 낸 데 이어 오는 9~10월께 3편을 낼 참이다. 이번 책에는 사라진 다리와 중국·일본의 다리도 짚어냈다.


“평생 건설을 하면서 천년을 이어온 다리 같은 건물을 짓고 싶었어요. 다리는 제 건축의 교과서지요.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을 잇는 다리 같은 건축인으로 남고 싶어요.”


[전문]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52215.html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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