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필요없는 LED등과 냉장고


양초와 태양광으로 대체


   지금 소개하는 ‘양초로 켜지는 LED 램프’와 ‘태양광으로 가동되는 냉장고’는 LED 램프와 냉장고의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는 전기가 부족할 때, 이를 양초와 태양광이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든 역발상의 결과물들이다. 


‘꿩대신 닭’이란 속담처럼 전기를 양초로 대체하는 역발상 기술이 개발됐다 

ⓒ carbon-sense.com


꿩 같은 존재인 전기가 없을 때, 닭같은 존재인 양초와 태양광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사례인 것이다.


제벡 효과를 활용하여 양초의 열을 전기로 바꿔

전기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은 밤이 되면 주로 등유 램프를 켜고 산다. 등유 램프에서 나오는 유해한 물질로 호흡기질환 사망자가 늘고 있고, 가격도 비싸서 매달 수입의 30% 정도를 등유 구입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지만 등유 사용은 계속되고 있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인 루미르(Lumir)의 박재환 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2년 전에 떠났던 인도여행을 통해 알게 됐다. 그리고 아직도 전세계 인구의 20% 정도인 13억명이 전기없이 생활한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


여행 당시 박 대표는 주민들에게 “왜 등유보다 더 저렴하고 안전한 양초를 사용하지 않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만들은 “양초가 좋기는 하지만, 밝기가 부족하고 깜빡임이 많아서 밤에 책을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는 답을 들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자 전기 없이 양초만으로 작동하는 LED 램프를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



루미르사가 개발한 LED 램프는 양초의 빛이 아니라 열을 이용하여 등을 켠다 ⓒ 루미르


그가 개발한 램프는 티라이트(Tea Light)라 불리는 양초에 불을 붙인 뒤, 이를 제품 하단에 놓으면 상단에 위치한 LED 등이 켜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어떻게 양초가 LED 램프를 켤 수 있을까? 여기에는 양초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제벡효과(seebeck effect)’가 적용됐다.


제벡효과란 서로 다른 두 금속의 양쪽 끝을 모아서 용접한 뒤, 용접한 한쪽에는 높은 온도를 제공하고 다른 쪽에는 낮은 온도를 제공했을 때, 두 금속 사이에 전위차가 생기는 형상을 말한다. 온도차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서 열전효과(Thermo-electric Effect)라고도 한다.


박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램프의 원리는 촛불에서 나오는 열을 전기로 변환하여 LED를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깜빡임이 심한 양초의 빛을 안정화하여 이를 열로 보내는 것이 루미르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시도한 역발상은 양초를 광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라고 소개하며 “그런 역발상을 통해 겨우 사물이나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밝기를 가진 양초를, 훨씬 더 밝은 빛을 내는 광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가 시판 중인 ‘루미르C’는 ‘무드 램프’와 ‘스팟 램프’ 두 종류로서 각각의 밝기는 15루멘과 60루멘이다. 무드 램프는 주변을 은은하게 밝히는 정도이고 스팟 램프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밝기다.


개발도상국의 위생과 건강 책임질 태양광 냉장고

루미르사의 LED 램프가 양초의 열을 전기로 바꿔서 개발도상국의 밤을 밝혀주고 있다면, LG전자의 냉장고는 태양광을 전기로 만들어 아프리카와 남미 주민들의 먹거리 위생을 지켜주고 있다.


LG전자가 개발하여 기증한 태양광 냉장고는 현재 케냐의 소외지역 보건시설과 페루의 개발낙후 지역에 설치되어 있다. 이 회사가 태양광 냉장고를 무상으로 제공한 이유는 이들 지역의 전력 공급사정이 극도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기증된 태양광 냉장고 ⓒ LG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제공되는 의약품이나 식량이 전력 부족으로 냉장 보관이 되지 않으면서 위생과 건강 상에 많은 문제를 겪게 되자, LG전자가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


기증된 태양광 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에 태양광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과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그리고 충전제어가 가능한 ‘컨트롤러’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광 패널로 빛을 전기로 변한시켜 이를 배터리에 저장한 다음, 여기서 나오는 전력을 냉장고로 연결하는 원리다.


냉장고의 용량은 200L로서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24시간 가동 가능하다. 또한 일반 냉장고와 비교하여 에너지 효율은 36% 높이고, 소음 수준은 38데시벨(dB)로 낮춘 것도 태양광 냉장고의 특징이라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사이언스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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