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준공 '울산 혁신도시', 부실시공으로 LH 인수 거부


가로수 枯死-보도블록 침하 등

합동점검서 297건 하자 발견 

울산시 “세금 투입되는 일 없을 것”


    22일 오후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안 자전거 도로. 왕복 4∼6차로 15km를 따라 개설된 자전거 도로의 폭은 1.5m다.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울산 혁신도시 전경. 울산시와 울산 중구가 실시한 합동점검에서 297건의 

하자가 발견돼 보수를 하고 있다. 울산시제공


‘자전거 이용시설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상 최저 기준에 맞춰 개설됐다. 보도와 자전거 도로 사이에 5cm 높이의 경계석도 설치돼 있다. 울산 산악자전거(MTB) 동호회원이 지난해 10월 안전점검을 위해 이 자전거 도로를 달려봤더니 경계석과 좁은 도로 폭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혁신도시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도 상당수 고사했고 보도블록도 곳곳이 침하돼 있었다.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울산 혁신도시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의 혁신도시 소재 지방자치단체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혁신도시 인수를 거부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권한은 준공 60일 전에 LH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합동점검에 참여해 부실시공 여부를 밝히는 것뿐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혁신도시의 시공, 감독, 준공 권한은 LH에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울산 중)은 “20대 국회에서 혁신도시의 준공검사 권한을 LH와 해당 시도지사 모두에게 주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중구는 LH와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울산 혁신도시를 합동 점검했다. 점검 결과 시는 105건, 중구는 192건 등 총 297건의 하자를 발견하고 LH에 보수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현재 250건(84%)은 완료했고 47건은 보수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 중구의회 ‘혁신도시 개발사업 특별위원회’(위원장 강혜순)는 “병영동과 서동 쪽 LH 임대아파트 부근 등 방음벽이 시각적 기능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설치됐고, 장현고가도로는 장현첨단산업도시 조성과 맞물려 교통량 예측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재검토한 뒤 교통대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호근 울산시의원도 시정 질의를 통해 “울산 혁신도시의 부실시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인수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 중구의회는 울산혁신도시사업단 부근에 천막을 치고 ‘현장 회의’를 여는 한편 21일에는 경남 진주시 LH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LH 측은 “10월까지 자전거 도로와 LH 임대아파트 방음벽 하자 부분을 개선하고 장현고가도로 문제는 주민들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LH와 중구는 혁신도시 주차난 해소를 위해 북부순환도로 근처 공공공지 3683m²를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LH가 시행한 울산혁신도시 시설물 하자 보수에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 공공시설 인계인수 지침에 따르면 하자보수는 사업시행자가 완료하고, 시설물을 인계할 때는 하자담보 책임 추급권(하자검사권, 하자보수요구권, 하자보수보증금 직접사용권)을 울산시에 승계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도시 시설물 인수 이후에도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울산 혁신도시

울산 중구 일원 298만 m²에 조성됐다. 2007년 4월 착공돼 이달 말 준공예정. 한국석유공사 등 10개 공공기관과 함께 주택 7280채가 들어서고 2만여 명이 거주할 수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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