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의 국제 경쟁력 저하 요인은?..."뒤쳐진 설계 경쟁력과 수주 기업 편중"


건설산업발전 세미나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기업 '설계 역량' 세계 16위, 

10대 기업 80% '독식'도 문제


   우리 건설산업이 해외건설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설계경쟁력과 수주기업쏠림 현상이 지적됐다.


출처 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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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건설산업발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연구위원은 ‘해외건설 수주확대전략과 지원방안’이란 제목의 주제강연 에서 “세계 6위인 시공경쟁력과 달리 설계경쟁력에서는 16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건설기업이 설계 면에서 후발국보다 뒤처지고 핵심기술 보유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 통계를 인용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국가별 건설기업 역량평가에서 한국의 설계 경쟁력은 16위로 집계됐다. 해외 설계 시장에서의 매출액운 인도(9위), 터키(15위)에도 뒤진다. 


부문별로 따져보면 건축 및 토목에서는 세계 17위를 기록했다. 터키는 9위, 인도는 14위다. 플랜트 부문이 10위를 기록해 그나마 체면을 치레 했다. 


설계경쟁력에 비해 시공경쟁력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시공 경쟁력은 6위로 조사됐다. 1~5위까지의 나라는 중국·스페인·미국·독일 ·프랑스 등으로 해외건설 시장에서 대규모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속한 국가들이 포진해 있다. 부문별로 건축 및 토목부문은 7위, 플랜트 부문은 3위에 올랐다. 


손 위원은 “한국 건설기업이 시공기술과 EPC(설계·조달·시공)능력은 보유했지만 기본설계와 건설총괄 관리 등 핵심기술이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 수주 상위 10대건설기업이 전체 해외수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손 위원은 “해외건설에서 선발 투수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한국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상위 10대건설기업 비중은 2011년 이후 계속 8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1년 83% △2012년 86% △2013년 90% △2014년 86% △2015년 80%로 조사됐다. 


반면 중소건설기업 수주액은 2008년 72억 달러를 기록한 이래 계속 하향세다. 2014년에는 30억 달러에 그쳤다.  

손 위원은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국가차원의 금융지원 역량이 향후 해외수주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차원에서 내놓은 금융지원 정책으로는 해외온렌딩과 공동보증제도가 있다. 기존 1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10배 커졌다.  

해외온렌딩은 수은이 국내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용자금을 지원하면 해당은행이 심사를 거쳐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간접금융제도다.  


공동보증은 수은·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과 시중은행이 중소·중견기업에 해외건설 관련 보증을 공동으로 서는 것이다. 한도는 연간 3000억원이다. 


손 위원은 “이같은 금융지원 제도도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투자확대가 중요하다”면서 “정책금융의 한계를 인식하고 해외건설 사업을 위한 투자은행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요인인 저유가 지속도 해외수주에 발목을 잡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규모가 국제 유가 추세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손 위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461억달러로 2014년 대비 70%수준에 그쳤다. 당시 유가도 대폭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51달러로 2014년 배럴당 97달러와 견줘 대폭 낮아졌다.  


손 위원은 “최근 저유가 지속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공급 과잉이 원인이므로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의 경제 악화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유가 지속으로 중동지역에서 발주량이 줄면서 신시장 개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은 향후 석유와 가스 분야 투자 확대가 가능한 이란 등에서 해외사업을 발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안했다.

아시아투데이 정아름 기자"jjar@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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