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걸쳐 도중 하차한 도쿄 도지사 [황경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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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쳐 도중하차한 도쿄 도지사

2016.06.24


4년 사이에 세 사람의 도지사(都知事)가 돈과 관련된 부정혐의로 임기 도중에 사임하는 희귀한 불상사로, 국민의 높은 도덕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 유권자는 무더운 7월에 두 번 투표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내달에는 3년마다 의석의 반을 개선하는 참의원 선거가 10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지난 5월부터 도지사의 애매한 공금 사용으로 언론매체와 도의회의 혹독한 규탄을 받아 온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지사가 돌연 사의를 표명하여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 31일에 새 지사를 뽑는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도쿄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 유학을 거쳐 오래 학자로 있다가 2001년에 정계에 입문한 마스조에 씨는 여당 자민당 내각의 장관직을 맡기도 하고 방송매체에서 재치 있는 화술로 인기를 얻어, 한때 장래 총리 후보로도 거명되는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그후 자민당을 떠나 2014년 2월의 도지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투표자 43%의 지지율로 당선했습니다.

2011년 4월에 인기 소설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12년의 장기재임 후 4선에 성공하였으나 1년 반을 넘기지 못하고 여러 실정과 공금유용 등 비난을 받자 사임하였습니다. 이시하라 지사 때 부지사(副知事)였고 같은 작가이고 친구인 이노세 나오키(猪直樹) 씨가 2012년 12월 선거에서 당선하여 뒤를 이었으나 그 역시 꼭 1년 만에 지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인구 1천3백만이 넘는 도쿄 도지사선거에는 평균 50조 엔(약 550조 원)의 경비가 든다고, 도쿄도 선관위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4년 사이에 세 번의 도지사 선거가 앞당겨 실시된다는 점에 총리를 비롯해 각 정당에서 유감의 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2020년 올림픽 개최도시 도쿄인 만큼 적당한 인물의 선택에 각 정당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한 민간방송에 출연하여, “우리가 추천한 후보자가 이러한 결과를 빚어 도정(都政)에 혼란을 초래
한 것에 대해, 자민당 총재로서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2020년 올림픽 개최도시인 점에 비추어 가능한 한 넓은 지지를 받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민진당(民進)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과거처럼 정치색을 표면으로 나타내지 않는 무소속 추천 방식 대신 각 당이 정정당당하게 후보를 내세워 유권자의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 통일후보 추진운동에 참가한 공산당은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도 야당 통일후보를 추진했으면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그런 후보에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 민주헌법 하에 시행된 전후 도지사 선거에서는 예외 없이 무소속 후보가 당선하였으며, 여당과 주요 야당은 ‘추천’이나 ‘지원’ 형태로 입후보자의 선거운동을 도와주었습니다. 이번에 사임한 마스조에 전 지사도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추천으로 당선했었습니다.

마스조에 씨는 2020년 올림픽을 앞둔 어려운 시기인 만큼 도지사 직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호소하였으나, 도의회는 불신임안으로 맞서고, 언론매체 일부에서는 그의 존재는 일본의 수치라는 지식인의 비판도 있었습니다. 마스조에 전 지사에 대한 비난 속에는 공용차 사용, 호화 외유, 공금으로 미술품 구매, 주말마다 행정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별장에서의 휴양 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난은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의 경우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장관까지 지낸 어느 퇴직 언론인이 술자리 농담으로 말했습니다. 공직자의 윤리 자세에서의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 차이를 지적해 주는듯하여 동석한 사람들이 웃고 넘기기는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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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황경춘

일본 주오(中央)대 법과 중퇴
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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