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건설 8개社, 장부상 이익 부풀려져'


"경제개혁硏 "분식회계 징후"

업계 “업종 특성…큰 의미 없어


   실제 회사로 들어온 돈은 적은데 장부상 이익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으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등이 지목됐다.


분식회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20일 발표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 논란과 상장사의 현금 흐름 분석’ 보고서에서 이들 업체에 “분식회계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가리기 위해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추정 영업현금흐름과 실제 영업현금흐름 간의 괴리 비율이 200%를 넘으면서 괴리금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을 골랐다.


추정 영업현금흐름은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더한 ‘조정이익’을, 실제 영업현금흐름은 장부상 영업현금흐름을 각각 뜻한다. 회계 기법상 조정이익과 실제 영업현금흐름은 단기간 벌어질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0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어 장기간 괴리가 큰 곳은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전체 상장기업의 평균 괴리 비율은 13%다.


실제 앞서 분식회계가 적발된 모뉴엘은 2007년부터 파산선고를 받기 직전인 2013년까지 누적 괴리금액이 2조5,000억원이었고, 대우조선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괴리금액이 8조4,000억원에 달했다.


보고서가 분석 기간을 최근 5년(2011~2015년)으로 좁히면 삼성중공업(2조3,599억원), 현대중공업(4조2,649억원), 현대건설(2조5,155억원) 등 3개사가 기준에 들었다. 최근 10년(2006~2015년)으로 넓힌 결과, 포스코대우(괴리금액 누계 1조7,762억원), 삼성물산(2조3,040억원), AJ렌터카(1조6,371억원), GS건설(2조599억원), 대우건설(3조6,870억원) 5개사가 기준에 해당했다. 이중 대우건설은 실제 분식회계가 적발된 곳이다. 이종희 연구위원은 “괴리금액이 크다고 곧바로 분식회계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관련 지표를 ‘감사인 지정사유’에 포함해 보다 면밀한 회계감사 토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이나 조선업은 업종 특성상 발주처 변덕으로 추정 현금흐름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특히 중동 경기 침체로 건설업은 회계 장부와 실제 손익 간 격차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AJ렌터카는 “렌탈업의 취득 자산은 3~4년에 걸쳐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보고서가 적용한 괴리금액 산정 공식을 일괄 대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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