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범위 줄이고, '건강보험 보장률' 높이자”

카테고리 없음|2016. 6. 20. 19:34


프랑스·독일처럼 공보험 보장률 77~78%

한국은 60%대 초반에 수년째 멈춰 있어

“실손보험료를 건강보험료로 옮겨 

건강보험 보장 비율 높여야”


    국민들이 진료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치료받기 위해서는 어떤 의료보험 체계를 만들어야 할까? 


출처 newark-sherwooddc.gov.uk

edited by kcontents 


보건의료 시민단체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여서, 국민들이 건강보험에만 가입해도 의료비에 대한 큰 불안이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실손보험이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결국 과도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치료·검사 항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임의대로 올리지 않도록 손해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도 제기된다.


과잉진료 막으려면 

현재 일부 병원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고 의학적 검증도 부족한 고가 치료나 검사를 부추기는 문제는 실손보험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척추 디스크 질환이 있을 때 굳이 수술할 정도도 아닌 초기에도 500만원 가까이 드는 척추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 감압술을 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시티(CT, 컴퓨터단층촬영)와 같이 고가이면서 방사선 노출량까지 많은 검사를 남발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보장항목에서 비급여진료(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의 일부 항목은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성형이나 미용 목적의 치료만 제외돼 있다. 또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 역시 보험 혜택에서 제외하고, 도수치료(손으로 하는 근육 마사지 치료)처럼 치료횟수를 과다하게 늘리는 경우가 많은 치료는 치료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건강보험처럼 실손보험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곳에서 심사를 한 뒤 보험금을 주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환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의학적으로 인정할 만한 실손보험 적용 범위를 의료계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보험금 지급 범위를 정하면 보험 가입자나 의료 공급자 모두가 불만을 가질 것이다.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함께 적정 보장 범위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과다인상도 문제다. 현재 실손보험의 손해율 계산은 계산 주체에 따라 제각각이다. 보험회사 쪽은 120%(보험료보다 보험금을 20% 더 지급하기 때문에 손해라는 의미)라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계산으로는 80%,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계산으로는 96.6%였다. 계산 방법도 서로 다르고, 근거로 사용할 정확한 자료도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손해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의 상품이 매우 다양하고 과장 광고가 많아 가입자가 제대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도 개선할 과제로 꼽힌다.


건보 보장성 높여야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공보험 체계가 튼튼해, 보장 비율이 77~78%에 이른다. 민간보험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년째 건강보험 보장률이 60% 초반에 머물러 있다. 암 등 4대 중증질환의 경우 보장 비율이 77%이긴 하지만, 이들 질환 외에도 병원비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질환이 많다.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은 “정부가 건강보험의 보장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놓고 이를 단계적으로 실천해 가야 건강보험에 대한 신뢰가 커질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미 실손보험에 많은 돈을 내고 있는데 이를 건강보험으로 옮겨오면 실손보험료보다 더 적은 의료 관련 보험료를 내고도 복지 선진국과 같은 수준의 의료보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한겨레신문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