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국 '추경 카드' 꺼내


신규 취업자수 감소세

조선사 몰린 경남 직격탄 

구조조정 여파 고용 쇼크

기재부 "요건 등 검토중"


    정부가 하반기 성장률 하방압력에 대응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으로 대량실업, 수출감소에 따른 내수침체 등 경기 하방압력이 간단치 않다고 보고 재정을 확대해 하반기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로 전국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4개월 연속 20만명대로 내려앉은 데다 조선사들이 밀집해 있는 경남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만600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미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쇼크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는 하반기에 이 같은 형태의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경기충격과 세계 교역구조 악화에 따른 수출둔화, 내수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경기보강대책의 일환으로 추경을 편성키로 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내부에선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이 국가재정법상 추경요건이 되는지를 놓고 막바지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유일호 부총리가 고심 중"이라며 "추경 결정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공기업 투자 확대, 기금변경 등의 경기보강대책과 함께 추경 규모와 지원항목 등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 확정.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3.1%) 달성은 고사하고, 수출악화로 예상보다 성장률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2%대 중·후반 사수를 위해 재정, 통화 등 각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으로 연말로 갈수록 재정절벽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추경 편성을 확정할 경우 박근혜정부 들어 집권 첫해인 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집권 5년간 3차례나 추경을 편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가부채비율 증가와 그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설득도 과제다. 국가재정법상 대량실업은 추경 요건에 속하나 조선업종 등 특정업종에 대한 지원이 타당하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서울 종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부속 인큐베이팅센터에서 열린 제7차 창조경제민관협의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취임할 때부터 상황에 따라 추경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당시)은 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지, 추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다"면서 "만약에 추경을 한다면 당연히 요건에 맞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갖 것을 다 고민해 추경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지금은 적당한 폴리시믹스(정책조합)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마지막 단계"라며 "곧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내용을 다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경기하방 리스크 확대에 따른 정부의 목표성장률(3.1%) 하향 여부에 대해 "분명한 것은 다른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사실이니까 좀 더 봐야 한다"면서 "수출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취업자 수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것 역시 부정적 신호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규모(전년 동월 대비)는 지난해 말까지 월평균 3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2월부터 22만명대로 하락한 뒤 이달까지 30만명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조선도시인 경남 거제와 울산 지역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실태와 관련, 현장실사를 진행 중이다.

파이낸셜뉴스 조은효, 박소연, 장민권기자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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