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감원 사태, 신고리 원전 조기착공론 불댕겼다


지역 실업 인력 흡수 목소리 커져

신고리 원전 5·6호기 착공 긍정적 검토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환경단체의 반대 속에 건설 허가심의 중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착공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원전 건설을 하루빨리 시작해 하도급 업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역 실업 인력을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구조조정을 계기로 지역 차원에서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앞당기거나 확대하자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협력업체 인력의 고용대책 중 하나로 지역 SOC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 관련 인력 중 숙련공을 제외한 일반 인력은 대부분 건설·플랜트 인력과 겹친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정부는 특히 대표적 사례로 울산 울주군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들었다. 


오는 2022년까지 6년에 걸쳐 8조6000억원을 투입되는 대규모 원전 건설을 통해 실업 인력 상당수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특별고용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울산시는 신규 원전 건설이 연평균 8817명의 고용을 유발한다며, 당장 착공해 지역 인력을 흡수하자고 주장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신고리 원전 건설 사업은 지역적인 거리로 보나 고용 효과로 보나 (조선업 고용대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없던 것을 하자고는 못하지만, 어차피 하기로 한 것을 효과적으로 하는 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고리 지역에 지나치게 원전이 밀집된 과밀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말에 이어 지난 9일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건설 허가 건을 심의했지만 결론 내지 못한 채 오는 23일 회의로 넘겼다. 조선업종 인력이 투입될 수 있는 용접 등 작업은 원전 건설 기간 후반부(2020년 이후)에 집중되기 때문에 당장의 고용 대체 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정부는 오는 8월 울산 동구, 목포, 거제 등 구조조정 여파를 받은 지역에 대한 지역경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해당 지역들의 SOC 투자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울산시는 이미 2018년 이후 진행할 계획이었던 울산공업용수도 노후관 개량 사업 조기 착공 등의 건의사항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위해 SOC 투입 예산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예산 편성 계획이 또다시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부처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 요구안에서 SOC 부문은 지난해보다 15.4%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과 관련해 국회 등의 증액 요구 등 압박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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