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1~6월) 해외건설 수주 현황


저유가로 발주 감소·선별 수주 등 영향

4년 만에 최저

국제유가 상승 전환

하반기 중남미·이란 등서 '낭보' 기대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2014∼2016년 해외건설 지역별 수주 현황 (단위:천달러)



해외건설 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우리 건설회사들의 수주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로 빗장 풀린 '이란 특수'도 올해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어서 연간 해외건설 수주 400억 달러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41억3천837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간 수주실적(235억3천801만 달러)에 비해 40% 감소했다.


이는 동기 실적 기준 137억6천578만 달러에 그쳤던 2012년에 이어 4년 만에 최저치다.


지역별로는 전통의 수주 텃밭인 중동이 66억6천58만 달러에 그치며 작년에 비해 44% 감소했고, 중남미 지역도 13억1천38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8.4% 줄었다.


태평양·북미지역(13억6천104만 달러)과 아프리카(5억1천50만 달러)의 수주액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302.7%, 112.9% 증가했지만 중동과 중남미 등지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660억 달러에 달했던 2014년은 물론, 근래 가장 부진했던 지난해 총액(461억4천439만 달러)에도 못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해외 수주가 부진한 것은 2014년부터 이어온 저유가의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산유국들이 채산성을 따져보고,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예년과 달리 상반기에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없었던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우리 건설사들이 과거 실적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수주 전략을 바꾸면서 선별 수주에 나선 것도 수주물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업계는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수주 가뭄이 다소 해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국내 건설사들이 에콰도르 등 중남미,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중동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하반기에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에서도 하반기에는 첫 낭보가 날아들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길에 가계약을 맺은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19억 달러)이 가장 먼저 연내 계약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해건협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으로 50∼60달러 선만 유지해준다면 산유국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수주를 전망하긴 어렵지만 일단 상반기보다는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기업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강호인 장관은 이르면 올해 말 입찰 예정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13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달 24일에는 파나마 운하 개통식 참석과 함께 칠레 등을 방문해 국내 건설사 수주 지원에 나선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올해 400억 달러를 달성하고 그 이상을 수주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가 전망이 불투명하고 대내외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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