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현장 풍도슬래브, 무철근 '중공식 콘크리트슬래브' 적용 논란
원주~강릉 고속철도 대관령터널 구간
배력철근 빠져 있어 균열 발생 우려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 H건설,
‘와이어메시(용접철망) 삽입 균열 방지"
춘천 B터널 풍도슬래브 균열 발생 사례도 있어
건축에서 주로 쓰이는 중공식 슬래브가 터널 풍도슬래브 설계에 적용되는 과정이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풍도슬라브
차량 사고 등 터널내 화재 시 붕괴를 막기 위한 내화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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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근콘크리트 업계에 따르면 원주~강릉 고속철도 대관령터널 구간의 시공사인 H건설은 터널 내 환기를 위해 설치하는 풍도슬래브를 중공식 콘크리트슬래브로 시공할 예정이다. 이에 소요되는 공사금액은 자재를 포함해 70억원 가량이다.
문제는 내부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의 구조물 안에는 철근 배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는 콘크리트 설계기준 (2012)과 철도교 설계기준 (2004)에 의거해 배력 철근이 배치돼 있지 않아, 설계규정 위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력철근의 역할은 PS강연선의 힘을 분배해 주는 것이다. 배력철근이 없는 중공식 슬래브는 힘을 분배하지 못하기 때문에 균열이 발생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 구조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프리텐션 공법으로 비부착 강연선이 미적용 돼 있어 슬래브 단부에 힘이 분산되지 못해 슬래브 단부에 균열이 발생될 우려가 높아지고 구조적인 안정성이 저하된다는 것.
이 같은 지적은 지난 2012년 개통된 춘천 B터널의 풍도슬래브에서 발생한 균열에 대한 정밀 점검결과 ‘풍도슬래브 구조체에 배력 철근이 배치되지 않아 건조수축, 크리프 및 PC긴장력에 의한 균열 발생이 예상된다’는 검토결과를 볼 때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인 H건설은 ‘억지춘향’격으로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 하단에 와이어메시(용접철망)를 삽입해 균열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C 토목구조 기술사는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 하단에 와이어메시를 삽입한다고 해도 균열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 구조기술사는 "설계에 적용된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는 그 제작과정에 중공을 만들다 보니 슬래브 상단에 와이어메시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단에만 와이어메시를 삽입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 중공식 슬래브는 중공을 만들기 위해 상단을 터야 하기 때문에 균열에 취약한 상태이다. 이런 와중에 하단에 삽입된 PS 강연선을 당기다 보면 슬래브 솟음 현상이 발생해 상단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발주처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이 지진발생국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어떤 형태로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진발생시 오는 지진파를 지금처럼 구조적으로 취약한 중공식 콘크리트 슬래브로 견뎌낼지 큰 의문이 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터널은 지하구조물이기 때문에 측압이란 것이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종종 측압에 의해서 내부 라이닝 구조물이 붕괴되는 것을 볼 때 현재와 같은 평상시 기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측압의 변화, 지진파 등 다양한 외적 요인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감리단 K단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현장시공감리인으로서 설계부분에 대해 드릴 답변이 없다”며“ 다만 이 사안은 발주처인 공단과 설계사가 다양한 검토를 통해 와이어 메시로 보완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며, 시공사인 H건설은 설계에 적합한 업체를 선정해 시공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한국콘크리트학회 관계자는 “터널의 풍도슬래브는 화재와 환기 등 국민안전과 건강에 직결되는 주요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풍도슬래브에 대한 제대로 된 설계기준이나 표준시방서가 없다보니 이 같은 논란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며 “국토교통부는 주요 터널주요 구조물인 풍도슬래브에 대한 기준을 서둘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토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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